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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계 덮친 최순실 게이트…정권 입맛에 안맞으면 총수 거취도 흔들어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일명 ‘최순실 게이트’가 나라 전체를 덮치면서, 재계 전반에도 후폭풍이 거세다. 기업들이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에 돈을 출연하는 과정에 정치 압력이 가해진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정권에 협조하지 않거나 심기를 건드린 일부 기업들이 ‘피해자’로 거론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미경 CJ 부회장은 청와대로부터 경영 퇴진 압력을 받은 녹취록이 공개되며 최순실 게이트의 피해자로 거론되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미경 부회장은 청와대로부터 부회장직 퇴진 압박을 받은 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조원동 전 청와대 수석비서관은 CJ그룹 고위 관계자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너무 늦으면 난리 난다”고 이 부회장의 조속한 퇴진을 강조했다. 이에 CJ측 인사가 “대통령의 뜻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이미경 부회장은 유전병 치료와 요양을 위해 2014년 하반기 미국으로 건너간 뒤 현재까지 머물고 있다.

올해들어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로 곤욕을 치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최순실 게이트의 피해자로 거론되고 있다. 걸려있는 사안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일단 조 회장은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나라는 압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7월부터 조직위원장직을 맡아 한진그룹 인력까지 파견하며 활발하게 활동해온 그는 1년 10개월만인 지난 5월 갑작스럽게 사퇴를 결정했다. 사퇴 당시 한진해운의 경영 위기가 불거지긴 했으나, 그동안 열정적으로 임해온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직을 내려놓자 재계에선 의구심을 표시하기도 했다.

공식 사퇴 이유로 조 회장은 “한진해운의 경영 위기 등 그룹 내부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지만, 조직위원장 사퇴와는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조 회장의 사퇴 하루 전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이 “이만 물러나 주셔야겠다. 이유는 모른다”는 말을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고, 이에 조 회장은 “기사에 나온 내용이 90% 맞다”며 관련 의혹을 기정사실화했다.

또 글로벌 7위 국적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재정난을 이유로 갑작스럽게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 역시 최순실 씨와 관련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CJ와 한진의 사례만 봐도, 정권 입맛에 맞게 행동한 기업과 달리 그렇지 않은 기업의 경우 총수의 거취까지 정권이 뒤흔들었다는 정황이 확인된 셈이다.

한편, 검찰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미르재단 탄생 3개월 전인 지난해 7월 24일 삼성 등 대기업 총수 17명을 청와대로 불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서 박 대통령은 “한류 확산을 위해 기업들이 도와야 한다”며 “재단 형태를 만들어 민관 합동으로 지원하면 좋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리고 24, 25일 이틀간 박 대통령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7명의 대기업 총수를 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측은 박 대통령의 미르, K스포츠 재단 모금 과정에 개입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이 과정에 연루된 대기업 총수들과 관계자들의 조사도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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