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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벽’ 무너진 현대차, 신형 그랜저에 사활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현대ㆍ기아차 내수 시장 점유율 60%의 벽이 처음으로 무너지며 2000년 현대차그룹 출범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할 구원투수로, 5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온 ‘신형 그랜저’의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10월 한달 간 현대ㆍ기아차 국내 시장 점유율은 58.9%로 집계됐다. 그중 현대차의 점유율은 31.9%, 기아차 27%였다. 특히 현대차의 10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줄어든 4만7186대로, 실적 악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그룹 출범 이후 양사의 시장 점유율이 60% 이하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4년 6월 처음으로 점유율 70%벽이 무너진데 이어 2년 4개월만에 또 다시 60% 벽까지 무너진 셈이다. 
현대차 신형 그랜저

특히 현대차의 경우 그렇다할 신차가 없는 상태로 경쟁사의 신차들과 맞서왔으며, 거기에 장기 파업까지 이어지면서 실적이 곤두박질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산차 경쟁사들은 내수시장 침체에도 SM6(르노삼성), 말리부(한국지엠), 티볼리(쌍용차) 등 인기 차종을 앞세워 판매량을 견인했다. 현대차가 올 연말 출시 예정이던 ‘신형 그랜저’를 조기 등판시킨 것도 이같은 실적 하락을 감안한 결단이었다.

현대차 입장에선 다행히도 지난 2일 사전계약을 시작한 신형 그랜저의 시장 반응이 뜨거운 편이다. 신형 그랜저는 사전계약 개시 하루 만에 계약대수 1만6000대를 기록하는 등 국내 전 차종 통틀어 역대 최대 하루계약 물량을 기록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지난 30년간 전세계서 총 185만여대 판매된 베스트셀링카로, 특히 국내 준대형 세단 시장에선 70%대의 압도적인 점유율로 해당 세그먼트를 평정해왔다. 이번에는 타 브랜드의 임팔라, SM7 등 추격자들 기세가 만만치 않다는 점을 감안해, 디자인, 안전, 성능면에서 고급차인 ‘제네시스’에 못지않은 품질로 업그레이드된 그랜저를 앞세웠다.

현대차 내부에서도 당장 10월은 여러 악재가 겹쳐 발생한 일시적인 점유율 하락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현대차, 기아차 모두 파업 여파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신형 그랜저의 돌풍으로 앞세워 침체된 내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차 출시 외에도 거세지는 수입차의 공세를 막아내기 위한 대책 마련도 시급한 상황이다. 폴크스바겐發 디젤게이트라는 대형 악재로 주춤했던 수입차 판매는 점차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지난 5개월간 주춤했던 실적이 10월 한 달 2만대를 넘기며 무서운 반등세를 보였다.

현대기아차의 입지가 휘청이는 동안 수입차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또 다른 대안으로 입지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그중 메르세데스-벤츠의 기세가 무섭다. 벤츠는 지난달 월 판매량 6400대로, 수입차 사상 최초 월 6000대의 벽을 넘었다. 벤츠의 상승세는 7년 만에 내놓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인 ‘더 뉴 E-클래스’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은 것이다.

과거 독일 4사(벤츠, BMW, 아우디, 폴크스바겐) 위주의 소비자 취향도 다채롭게 변화하고 있다.

디젤게이트로 판매에 큰 타격을 입은 아우디, 폴크스바겐의 부진에도 수입차 시장 규모 자체가 쪼그라들지 않는 것은 재규어랜드로버, 렉서스, 볼보 등 비(非)독일계 브랜드들이 점차 영역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1위 벤츠 다음으론 BMW(5415대)가 2위를 기록했고, 일본차인 렉서스(1134대), 혼다(917대)가 나란히 3, 4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도요타 899대, 미니 887대, 포드 875대, 랜드로버 696대 등이 판매됐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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