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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톡스 전쟁 ‘점입가경’…법적 공방까지 예고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보톡스 원료인 보툴리눔 톡신 출처에 대한 제약사 간 공방이 점점 격화되고 있다. 논쟁이 계속될 경우 법적 다툼으로까지 번질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메디톡신 “염기서열 공개로 균주 출처 밝혀보자”=‘메디톡신’을 보유한 메디톡스는 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보툴리눔 균주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공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는 메디톡스가 보유한 균주의 전체 염기서열을 공개해 타사들도 염기서열을 공개해야 한다고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는 “보툴리눔 톡신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대표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균주 기원 규명과 관련한 사태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는 대한민국 보툴리눔 톡신 제제 업계 신뢰도와 직결된 문제이며 치명적인 미생물인 보툴리눔 톡신을 다루는 기업이 난립하는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해소돼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에 직격탄을 날렸다. 대웅제약은 자사가 발견한 보툴리눔 균주에 ‘홀(Hall)’이라고 명명했는데 현재 ‘홀’이라는 균주를 보유한 곳은 미국 위스콘신대, 엘러간, 메디톡스 뿐이라고 했다. 즉 대웅제약이 ‘홀’ 균주라는 명칭을 붙여 엘러간이나 메디톡스의 명성에 편승하려는 의도라는 것이 메디톡스의 주장이다.

메디톡스는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시장에서 보툴리눔 톡신 A형 제제를 상업화한 기업은 4개 기업에 불과한데 한국에서는 이미 3개 기업이 A형 제제를 이용한 의약품을 출시했다”며 “자연계에 알려진 가장 치명적인 단백질 독소의 균주를 발견한다는 것이 극히 어려운데 이를 발견했다면 그 출처와 염기서열을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메디톡스는 이 날 설명회에서 메디톡스가 가진 370만여개의 염기서열을 공개하며 그 균주의 출처가 투명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웅제약 “소모적 논란 중단하고 품질로 승부하자”=한편 대웅제약은 한 발 빠르게 메디톡스의 설명회에 앞서 공격에 나섰다. 3일 대웅제약은 자료를 통해 오히려 메디톡스의 균주야말로 허가없이 밀반입한 ‘장물’에 비유했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는 출처에 대한 아무 근거자료도 없이 어떻게 식약처 승인을 받았는지 의문이며 지금이라도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며 “메디톡스의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무리한 흠집내기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오히려 이런 음해작업으로 국내 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대웅제약은 허위사실로 인한 소모적인 균주 논란은 중단하고 기업간 품질로서 정당하게 승부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대웅제약은 이런 논쟁이 계속될 경우 법적 대응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3일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은 “자체 개발한 균주의 염기서열을 공개하는 건 국가기관도 요구하지 않는 기업의 비밀”이라며 “공개 토론 제안을 막을 생각은 없지만 부당한 요구와 음해작업이 계속된다면 법적 대응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두 기업과 함께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보유한 휴젤은 메디톡스의 제안을 수용,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보톡스 논쟁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는 예상이 힘들지만 국내 보톡스 제품 신뢰도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논란의 중심에 있는 메디톡스는 4일 증권시장 개장에서 전날 거래보다 10%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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