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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BI는 ‘트럼프랜드’다”… 부메랑 돼 돌아온 ‘7월 이메일 면죄부’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대선 판세를 흔드는 정보들을 연일 흘리고 있는 가운데, FBI 내부에 고조돼 있는 ‘친(親) 트럼프, 반(反) 힐러리’ 분위기가 현 행보의 배경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BI는 지난달 28일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를 공개한 데 이어, 이달 1일에는 힐러리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미국의 억만장자 마크 리치를 사면한 일에 관한 수사기록도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했다. 이어 2일에는 FBI가 힐러리와 클린턴 재단의 유착 의혹을 1년 넘게 수사해왔으나 검찰의 저지로 막혔다는 FBI 직원들의 발언이 보도됐다. 또 3일에는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부친 프레드 C.트럼프에 대해 “진짜 부동산 개발업자이자 박애주의자”라고 칭찬한 문건이 지난달 30일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됐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이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대표적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대선 막판에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심을 강하게 풍기는 이런 행보에 대해 가디언은 “FBI 내부에 있는 힐러리에 대한 깊은 반감”이 원인이라며 전현직 FBI 직원들의 발언을 전했다.

한 현직 FBI 요원은 “FBI는 ‘트럼프랜드’(Trumplandia)다. FBI 직원들이 정보를 유출하는 이유는 트럼프를 지지하기 때문이다”라며 “많은 FBI 직원들에게 힐러리는 적그리스도의 화신이다”라고 했다.

또 한 전직 FBI 직원은 “트럼프가 자격을 갖췄다고도 생각하지 않지만 힐러리도 부패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무능한 후보와 부패한 후보 사이에서 선택이라는 말이 많이 들린다”라고 했다.

힐러리에 대한 반감이 이토록 커진 이유는 지난 7월 ‘이메일 스캔들’ 수사 결과 발표 당시 힐러리에 대한 불기소를 권고함에 따라 사실상 면죄부를 준 일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가디언은 분석했다. 특히 법무부가 힐러리와 유착해 수사에 영향을 미친 일은 기폭제가 됐다. 이메일 수사 결과 발표가 있기 얼마 전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이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비밀회동을 한 일이 드러나기도 했고, 지난해 5월에는 피터 캐드직 법무차관이 힐러리 캠프에 이메일을 보내 수사 상황을 전달해줬다는 의혹이 2일(현지시간) 위키리크스에 의해 폭로되기도 했다.

한 전직 FBI 직원은 “많은 직원들이 코미 국장에 대해 분노했다. 그가 불기소를 권고해서가 아니라, 법무부가 받아야 할 비난을 FBI가 받도록 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힐러리가 당선되더라도 FBI와의 관계가 순탄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클 매콜 하원 국토안보위원장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힐러리가 대선에서 이기더라도 이메일 스캔들 수사가 계속 진행될 경우 기소가 임박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 시점이 되면 헌법에 따라 의회에서 탄핵 절차가 진행돼 대통령 탄핵이 이뤄질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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