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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현 중국어선, 우현 중국어선…충돌” 해경 기관총이 불을 뿜었다
불법조업 단속 긴박했던 한시간

“우현, 우현, 중국어선 접근 중에 있음”, “좌현 중국어선, 좌현 중국어선, 충돌 중에 있음, 중국어선 충돌”, “탕탕탕탕”, “조타실에 쏴, 함미 기관 쪽으로….”

어둠이 짙게 깔린 지난 1일 오후 7시께 서해바다 우리 해역에서 해양경찰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해경이 인천시 옹진군 소청도 남서쪽 해역에서 중국어선 나포작전 중 집단저항이 이어지자 공용화기 M60 기관총 700여발을 발사했다. 해경이 불법조업 중국어선 단속현장에서 소총 등 개인화기를 사용한 적인 있지만 공용화기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경은 오후 4시 20분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어선 50여척을 발견했다. 곧바로 추격을 시작한 해경소속 3000t급 3015함 등 3척이 중국어선 2척을 나포한 건 오후 5시 6분 인천 소청도 남서쪽 51해리(약 94.5㎞)지점이었다.

긴급했던 상황은 시작이었다. 불법조업 중국어선 2척을 인천서 전용부두로 압송하던 중 나포어선을 탈취하기 위해 인근 중국어선 30여척이 경비함정을 따라오며 진로를 방해하는 등 집단저항은 물론 충돌 위협을 가했다. 중국어선 30척은 경비함의 왼쪽ㆍ오른쪽 가릴 것 없이 충돌위협을 가했다.

경비함 침몰까지 우려된 일촉즉발의 상황. 해경은 경비함 침몰 상황에 몰리자 급박한 상황임을 고려, 공용화기 사용을 염두해 둔 퇴거 작전에 돌입했다. 당시 해경 경비함에는 M60 기관총과 20mmㆍ40mm 발칸포 함포가 탑재돼 있었다.

해경은 해군 2함대사에 퇴각 지원을 요청하고 중국 해경국(해상지휘센터)와 5차례 통화했다. 외교부에도 관련 내용을 전파했다.

해군이 조명탄을 투하한 직후인 오후 6시 44분, 해경은 매뉴얼에 따라 경고방송을 실시하고 소화포를 쐈지만 효과가 없자 공중을 향해 M60 경고사격을 실시했다. M60 기관총이 쉴새없이 불을 뿜었고 ‘탕탕탕탕’ 하는 총소리가 밤바다를 뒤흔들었다.

경고사격에도 중국어선이 흩어지지 않았다. 경비함은 오후 6시 48분부터 해경본부의 명령에 따라 중국어선을 향해 선체 조준사격을 시작했다. M60이 700발의 불을 뿜자 그제서야 화들짝 놀란 30척의 중국어선이 뱃머리를 돌렸다. 해경의 첫 공용화기 사용은 1시간 만인 오후 7시 47분 종료됐다.

강문규 기자/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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