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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트럼프가 될 수 있다”…블랙스완 불안에 떠는 美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이봐, 트럼프가 이길 수 있어!”(Hey, Trump could win!)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WSJ)은 이와 같은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둘러싼 ‘사면 스캔들’ 자료 공개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수세에 몰리면서 불안을 내비친 것이다. 같은 날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힐러리를 앞섰다는 결과가 나오자 진보매체와 재계, 그리고 지식인 사회를 중심으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와 ABC뉴스가 진행한 공동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지지율 46%를 기록해 힐러리(45%)를 1%포인트 앞섰다. WP가 트럼프의 성추문 영상을 공개한 이후 처음이다. 같은날 IBD/TIPP여론조사에서는 힐러리가 트럼프를 1%포인트로 앞섰지만, 일주일 전만해도 힐러리가 압도적으로 선방한 것을 고려하면 판세가 크게 뒤집힌 것이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WSJ) 11월 1일(현지시간)자 홈페이지 캡쳐]

일주일을 앞두고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 각종 매체와 재계, 그리고 지식인 사회는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불안을 내비치고 있다.

WSJ는 “대다수의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결과에서 힐러리가 여전히 우세한 상황이다”라면서도 “하지만 트럼프가 승리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의 수사방침이 트럼프의 추문ㆍ흠결보다 힐러리의 부패여부에 주목하게끔 시선을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WP는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에 공화당 의원들이 기회를 엿보고 트럼프에 다시 붙고 있다”면서 “하지만 트럼프를 꺼내기보다는 힐러리를 공격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또 사설을 통해 “트럼프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보다 인종차별적인 발언과 성차별적인 발언을 일삼아왔다”라며 “받아들여질 수 없다”라고 규탄했다. WP는 만평을 통해 코미 국장을 비난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사설을 통해 “코미 국장은 옳은 선택을 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제이슨 켈리 블룸버그통신 정치분석가는 “트럼프가 ‘블랙스완’ 효과를 줄 것인지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블랙스완(극단적인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 효과를 우려한 투자자들은 미국 시장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다" 라고 평가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5.32포인트(0.58%) 하락한 18037.1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4.43포인트(0.68%) 하락한 2111.72에 마감했다. 특히 S&P 500지수는 지난 8월 이후 3.2%나 떨어졌다.

블룸버그는 예측불가능한 대선판도에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을 이탈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

경제학자들도 일제히 트럼프를 경계하고 나섰다. 미국 경제학자 370명은 이날 트럼프가 아닌 트럼프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트럼프는 매우 위험하고 미국 경제를 파괴할 후보이다”라면서 “그는 잘못된 정보로 여론을 선동하고 근거없는 음모론을 퍼뜨리고 있으며,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힐러리를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는 절대 안된다”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하버드대학교의 올리버 하트와 세계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폴 로머도 성명에 동참했다. 하버드대학교 법학박사들과 아메리칸 대학교 법학교수들은 “트럼프의 발언들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발언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라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하버드 대학신문인 ‘하버드 크림슨’은 지난 24일 “미국 대학은 트럼프를 맞이할 준비가 됐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개했다. 신문은 “트럼프 현상은 하버드대학도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라면서 “백인 노동자층이 사회적으로 소외감을 느껴 그 분노의 표시로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을 알겠다. 일단 하버드에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백인 노동자층’을 찾아보기 어렵다”라고 반성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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