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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험사기 동호회’로 전락한 슈퍼카 동호회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고급 스포츠카 동호회원들이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며 보험사기를 벌이다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이들은 서로 피해자와 가해자 역할을 번갈아 하며 수십 건의 고의 교통사고를 일으켜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고급 외제차를 이용해 고의로 사고를 내고 치료비와 수리비 명목으로 보험금을 부당하게 챙긴 혐의(사기)로 김모 씨 등 일제 스포츠카 동호회원 33명을 검거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자신이 즐겨 다니던 일제 스포츠카 동호회원들에게 “쉽게 돈을 버는 방법이 있다”며 보험사기를 제안했다. 동호회원들끼리 피해자 역할과 가해자 역할을 정해 번갈아가며 교통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챙기자는 김 씨의 제안에 동호회원들도 보험사기에 가담했다.
사진=123rf

이들은 서로 역할을 정해 고의로 외제차를 추돌하는 방식으로 지난 2011년 1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서 31건의 교통사고를 냈다. 대부분 가벼운 접촉사고에 지나지 않았지만, 동호회원들은 장기 입원과 부품교체가 필요하다며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이들은 값비싼 외제차로 사고를 내면 보험사로부터 수리비를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 게다가 대부분 수리가 오래 걸리는 희귀 차량을 이용해 사고를 내면서 미수선수리비와 교통비도 챙길 수 있었다. 이들은 이런 방식으로 4년여에 걸쳐 보험금 4억5000여만원을 부당하게 받았다.

보험사가 의심 없이 돈을 지급하자 일당은 동호회원들끼리 사고를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일반 차량을 대상으로 범죄 대상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들은 수도권을 돌며 신호 위반이나 진로변경을 하는 차량을 대상으로 일부러 접촉사고를 일으키고자 연습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수입 스포츠카는 의무보험만 가입하는 경우가 많고 보험사도 수리비를 미리 지급하는 점을 악용한 범죄”라며 “같은 수법의 보험사기가 급증하고 있어 경찰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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