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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정파적→민주당 편→공화당 편’…입맛따라 달라지는 FBI국장 평가
“이 사람(제임스 코미)은 대단한 사람이다. 그가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장으로 있는 것은 이 나라의 자랑이다.”-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지난 7월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을 수사한 FBI가 힐러리에 대해 불기소 권고했을 때 민주당 인사들은 환호했다. 그들은 코미의 “진실성을 의심할 수 없다”라며 추어올렸다.

그러나 4개월여 만에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코미 국장이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를 선언하자 민주당은 그를 연일 비판하고 있다. 코미 국장이 공무원의 선거 중립 의무를 규정한 ‘해치 법’(Hatch Act)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인사들은 31일(현지시간) 코미 국장에 대한 맹폭을 이어갔다. 스티브 코언(테네시) 하원의원은 이날 “힐러리 이메일에 대한 코미 국장의 공개 언급은 어떤 증거도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것이자 법무부의 반대도 무시한 것”이라며 “코미 국장은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리 리드(네바다) 상원 원내대표 역시 코미 국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해치법 위반 가능성을 언급하며 “당신의 행동은 특정 정당의 후보를 도와주려는 명백한 의도 하에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충격적인 이중잣대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고 “코미 국장이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고위급 참모, 그리고 러시아 정부 간의 긴밀한 관계와 협력에 대한 폭발력 있는 정보를 갖고 있으면서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코미에 대한 평가는 지난해 6월 FBI 국장 자리에 임명된 이후로 수시로 달라지고 있다.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그에 대해 “워싱턴에서 흔치 않게 정치에 물들지 않고 소신대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고, 이 점 때문에 상원 인준 표결에서도 93 대 1, 찬성표가 압도적으로 많이 나왔다. 그러나 힐러리 불기소를 결정했던 지난 7월에는 공화당과 트럼프로부터 민주당 편이라는 비판을 샀고, 현재는 민주당으로부터 공화당 편이라는 원성을 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코미 국장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 것에 대해 “수사 기관이 극도로 양극화된 시대에 당파 싸움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민주당의 이런 공세로 인해 국민들의 기성 정치와 정부 기관에 대한 염증은 더욱 커진다는 것이다. 주드 그렉 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는 선거를 비롯한 모든 것이 조작됐다고 말하고 있고, 현재 힐러리 측이 FBI를 공격하는 것도 우리 헌정 시스템을 공격하는 것”이라며 “그들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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