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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대선 D-7] 요동치는 표심…비호감에 늘어나는 ‘부동층’ 어디로 가나?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미국 대선을 일주일 남기고 있지만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여전히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대선의 승자가 각 주의 선거인단 득표에 결정되기 때문에 경합주인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오하이오 주 등 약 13개 주에서 승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표심을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을 누가 더 설득하느냐에 따라 대선 결과다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대선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는 어느때보다 부동층이 두텁다는 것이다. 25일(현지시간) 기준 정치분석사이트 파이브서치에이트(538)가 각 여론조사기관들의 지지율 추려낸 결과, 부동층 유권자는 약 9~16%로 나타났다. 지난 8월 13%인 것보다 늘어난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유독 많은 유권자가 부동층에 머무는 이유는 후보들의 비호감 때문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뉴스가 지난 16일 공동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34%는 힐러리가 진실해보인다고 답했다. 트럼프가 진실해보인다고 답한 이들은 38%였다. 26일 폭스채널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유권자 67%가 힐러리를 신뢰할 수 없다고 답했다. 트럼프를 신뢰할 수 없다고 응답한 유권자도 63%에 달했다. 트럼프는 지난 대선기간동안 막말발언과 성추문, 납세 회피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힐러리의 경우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 계정 사용 스캔들이 현재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이번 부동층 중에서는 공화당 지지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WSJ/NBC뉴스 방송에서 표심을 결정하지 못했으면서 스스로를 공화당원이라고 밝힌 사람이 30%, 민주당원이라고 밝힌 사람이 21%를 기록했다. 각 여론조사기관마다 힐러리의 지지율이 트럼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지만 부동층 공화당원이 투표를 결심하게 될 경우,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판이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

각 주의 부동층도 마찬가지다. 정치분석 사이트 538은 메인, 유타, 텍사스, 알래스카, 인디애나, 미주리 주를 중심으로 부동층이 많으며, 이들이 3당을 지지하지 않으면 힐러리와 트럼프가 승리할 확률이 크게 달라진다고 분석했다. 부동층이 가장 많은 주는 유타 주로, 43.2%에 달하는 부동층이 표심을 정하지 못했거나 제 3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타 주는 공화당의 텃밭으로, 부동층이 대부분 백인 중산층이거나 청년 유권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가 부동층을 얼마나 잘 설득하느냐에 따라 판세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반면 퓨리서치 센터는 민주당 유권자 중 버니 샌더스 지지자의 42%가 힐러리를 좋아하기가 어렵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샌더스의 지지자는 백인 청년층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었다.

2012년(5%)에 비해 세 배(15%)에 이르는 고학력(대졸 이상) 백인 부동층의 선택은 정반대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2012년 공화당의 롬니 후보는 이들로부터 51%의 지지를 획득했다. 그런데 2016년 트럼프에 대한 지지는 39%에 불과하다. 힐러리에게 흘러간 2%포인트를 빼면 나머지 10%포인트가 부동층으로 흘러들어갔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인종주의적 편견, 여성 비하, 잦은 정책 말 바꾸기 등의 ‘돈키호테’ 트럼프에 대해 고학력 백인들이 신뢰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역시 지지해왔던 정당을 일순간 바꾸기보다는 일단 부동층에 머물며 관망하는 것으로 보인다.

분석업체 에이스 매트릭스에 따르면 부동층의 성별은 여성이 37%, 남성이 63%를 기록했으며, 이들의 당파색은 무당파가 40%, 민주당이 26%, 공화당이 34%였다. 에이스 매트릭스의 최고경영자(CEO)는 이들 대부분이 표심을 결정하지 못한 이유로 ‘진실한 후보가 없어서’라거나 ‘리더십이 강한 후보를 찾기가 어려워서’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선거를 앞두고 누가 더 비호감 이미지를 보이게 되느냐에 따라 부동층의 표심이 엇갈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힐러리 이메일 스캔들이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이유다.

한편, 에이스 매트릭스에 ‘투표를 하지 않겠다’라고 밝힌 유권자는 17%에 달했다. 이들은 힐러리와 트럼프의 대결구도에 ‘분노’해 기권을 결심하게 됐다고 답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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