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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세지는 이메일 후폭풍 ①] 힐러리 이메일 재수사, 선거 전보다 그 이후 흔들어 놓을 폭탄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힐러리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가 대통령 선거 전보다 그 이후를 뒤흔들어 놓을 이슈라는 분석이 나온다. 판세를 완전히 뒤엎기에는 다소 역부족이라는 평이 나오지만, 대선 이후에는 어떤 후보가 승리하든 상대 진영이 이를 무기로 차기 대통령을 공격하고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힐러리가 당선될 경우와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각각 상대 진영이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를 어떤 방식으로 문제 삼아 당선자를 공격하게 될 것인지 전망하며 31일(현지시간) 이 같이 전했다.

현재까지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는 힐러리에게 악재는 됐지만 판세를 뒤집을 정도의 역할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31일 미 NBC뉴스와 여론조사기관 서베이몽키의 발표를 보면 힐러리와 트럼프의 지지율은 각각 47%와 41%를 기록했다. NBC뉴스는 한 주 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6%, 41%였다며 이메일 문제에 대한 재조사가 뚜렷한 지지율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

FBI의 재수사 방침이 공개된 후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지만 우열이 뒤바뀌지는 않았다.

우선 힐러리의 이메일 스캔들이 처음 불거진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악영향을 다소 완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마크 멜맨 민주당 여론조사요원은 “힐러리 이메일 이야기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한 생각 정리를 마친 상태다”고 말했다.

이미 대선 레이스 막바지에 이른 만큼 지지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생각이 확고해진 상태라는 점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이메일 스캔들의 영향력을 감소시킨 요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승자가 가려진 대선 후에는 누가 당선되든 이메일 스캔들은 정계를 뒤흔들 ‘폭탄’이 될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힐러리가 당선될 경우 공화당 진영은 본격적으로 힐러리의 이메일에 대한 조사를 압박하며 대권 흔들기에 나설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경쟁자 트럼프는 벌써부터 ‘재판’을 거론하며 힐러리가 당선되는 상황에 대한 경고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는 미시간주에서 진행한 선거 유세에서 힐러리 당선은 “우리 나라를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헌정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라면서 “현직 대통령에 대한 형사 재판”을 보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애초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이 지난 7월 이메일 스캔들에 대해 불기소를 권고한 결정에 동의할 수 없었다면서 “나는 그의 팬이 아니었지만, 결정을 바꾸는 데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치켜 세우기도 했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민주당 진영에서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의도와 시점을 두고 강한 문제 제기에 나설 수 있다. 특히 최근까지 여론조사가 힐러리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에 이 것이 뒤집힌 대선 결과가 도출될 경우 코미 국장이 의도적으로 대선에 영향을 줬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민주당은 이미 코미 국장에 대한 맹폭에 나섰다. 스티브 코언 하원의원은 31일 성명을 내고 “일부 인사들은 코미 국장의 ‘해치법’(Hatch Act) 위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코미 국장은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치법은 연방 공무원의 활동이 선거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연방 법률로,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공개 지적한 것이다.

리드 원내대표는 앞서 코미 국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당신의 당파적 행동은 해치법 위반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서한을 보낸다”면서 “당신의 행동은 특정 정당의 후보를 도와주려는 명백한 의도 하에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충격적인 이중잣대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법무장관을 지낸 에릭 홀더도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FBI는 진행 중인 수사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게 정상”이라면서 “특히 내부 규정에 선거가 가까워지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불필요한 행동을 하지 말도록 명시돼 있는데 코미 국장은 이 기본 원칙조차 준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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