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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 국정농단] “대학원만 여러곳…학벌 콤플레스 심해”…지인들이 말하는 차은택
유명 광고감독서 지난해 창조경제추진단장으로…본업서 멀어져

한 지인 “인맥 잘 챙기는 외향적 성격…정부 일 말라는 경고 무시”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인물 중 한 사람인 광고감독 차은택(47) 씨의 과도한 국정 개입에 대해 지인들은 예전부터 경고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차 씨의 활발한 국정 활동엔 외향적인 성격과 학벌 콤플렉스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인들은 증언했다.

유명 CF감독으로 이름을 날리던 차 씨는 지난해 문화창조융합본부장 겸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장이 된 이후 다양한 정부 정책에 참여해 왔다. 이 과정에서 미르재단 설립 과정 개입 등 여러 방면에서 의혹을 받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인물 중 한 사람인 광고감독 차은택 씨에 대한 지인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지인들에 따르면 차 씨는 외향적인 성격에 학벌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었다. 이어 차 씨의 과도한 국정개입에 대해 지인들은 예전부터 경고해왔으나 차 씨가 무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한 공식 석상에 얼굴을 비췄던 차 씨. [헤럴드경제DB]

차 씨는 2000년대 뮤직비디오와 광고계에서 ‘미다스의 손’이었다. 1999년 가수 이승환의 ‘당부’, 2001년 브라운아이즈의 ‘벌써 1년’, 드라마 ‘명성황후’ OST ‘나 가거든’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배우 정우성, 조인성, 전지현이 출연한 음료 ‘2% 부족할 때’와 가수 이효리가 출연한 ‘애니모션’ 등 수많은 CF도 만들었다.

그러던 차 씨는 2015년 4월 문화창조융합본부장 겸 민관합동창조경제추진단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이때부터 차 씨는 본업에서 멀어져 정부 일에 몰두한 것으로 보인다. 차 씨와 함께 촬영 작업을 한 A 씨는 “몇 년 전부터 차 감독에 대해 우려하는 지인들의 목소리가 들리더라”며 “한 지인이 ‘정부 일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 빠져나올 수 없다’고 경고했지만 차 감독이 말을 듣지 않아 둘 사이가 멀어졌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차 씨와 함께 조감독 시절을 함께 보낸 B 씨는 “차 감독은 아주 외향적인 성격”이라고 했다. B 씨는 “차 씨는 사람들을 만나고 어울리는 걸 즐기는 성향을 갖고 있다”며 “주위 인맥 장악력이 좋다”고 밝혔다. 이어 “광고감독을 하다 보면 선거 기간이나 정책 홍보 때문에 정치인들로부터 연락이 많이 들어온다”며 “차 감독에게도 처음에는 그렇게 (정부 쪽에서)접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B 씨는 또 차 씨가 학벌에 대한 콤플렉스가 심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차 감독이 학벌에 대한 열등감이 있어서 대학원만 여러 개 나왔다”고 말했다. 차 씨는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과 홍익대 영상대학원 등을 나왔다. 차 씨는 대학원을 다니며 알게 된 교수들을 자신의 측근 실세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문화계 안팎에서는 자신의 은사인 김종덕(59) 홍익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밀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차 씨는 현재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자신의 측근들을 심어 두 재단에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차 씨의 멘토 격이었던 송성각(58)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최근 포스코 계열 광고사를 인수하려 한 중소기업에게 “해당 지분을 차 씨의 측근 회사로 넘기라”고 협박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결국 송 원장은 지난달 31일 사표를 제출했다.

또 차 씨는 자신의 회사인 아프리카픽쳐스와 더플레이그라운드에 KT 광고를 몰아주도록 압력을 행사한 의심도 받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 9월까지 KT의 광고 47편 중 20편을 제작했고, KT 측 광고 담당은 차 씨가 활동했던 광고업체 영상인의 기획실장 출신인 이동수 전무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 금융위원회가 급작스럽게 예정에 없었던 금융개혁 캠페인 광고 건을 차 씨의 회사인 아프리카픽처스에 준 부분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차 씨는 현재 사업차 중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구체적인 행적은 묘연한 상태다. 차 씨는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이번주 안으로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일각에선 ‘비선 실세’ 최순실(60) 씨가 검찰 조사를 받는 대로 국내 여론의 추이를 살피며 귀국 여부를 재고 있는 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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