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나치 피해 영국 간 유대인들, 브렉시트 피해 다시 독일로…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나치 독일을 피해 영국으로 달아났던 유대인의 후손들이 이번에는 브렉시트를 피해 다시 독일로 돌아가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렉시트 투표 이후 영국 내에서 반외국인 정서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당국에 따르면 올해 영국 유대인들의 독일 시민권 회복 신청 건수는 400여건이고, 추가로 100건 이상의 문의가 있었다. 종전에 대략 연간 25건 정도의 신청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배 정도 늘어난 것이다. 독일은 나치 시절 정치ㆍ인종ㆍ종교적 이유로 박해받아 타국으로 떠난 사람은 물론이고, 그 후손에 대해서도 시민권을 회복할 수 있는 권리를 주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영국 유대난민협회(AJR)의 마이클 뉴먼 회장은 수백건의 시민건 신청 문의를 독일 당국 측에 전달했다며 “2차 대전 후 유대인들의 영국 귀화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AJR이 이제는 브렉시트 때문에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국적 취득을 지원하고 나선 것은 다소 아이러니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조상들을 그렇게 박해했던 나라의 시민권을 다시 신청하는 것은 후손들에게 상당한 심리적 도전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브렉시트 투표에 따른 충격은 여러 세대에 걸쳐 쌓인 독일에 대한 적대감을 해소하기에 충분할 만큼 강력했다. 올리버 마샬이라는 이름의 유대계 주민은 “브렉시트는 문을 닫아버리는 것이며 우리에게 독일 국적 취득은 문을 여는 것”이라면서 “앞일이 어떻게 될지 전혀 모르는 만큼 문을 열어 두는 것은 유대인으로서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할머니가 홀로코스트로 인해 많은 가족ㆍ지인들을 잃었다며 “평생 독일인들을 증오해온 할머니는 지금 우리가 하는 행동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에든버러 대학에서 열대생태학을 연구 중인 한 유대계 학생은 연구비 지원 측면에서나 향후 취업 측면에서 EU시민이 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독일 시민권을 신청했다고 했다.

paq@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