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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상속 조합’ 꽃과 나무가 되다…
-신예작가 에밀리영, 키아프 출품작 솔드아웃


화면을 터질듯이 채운 꽃과 나무는 소리없이 움직이는 듯 하다. 꽃과 열매를 피우고 향기를 뿜고, 이슬로 갈증을 풀고, 새싹으로 충동을 분출시킨다. 젊은 작가 에밀리영(45)의 작품은 화면 가득한 생동감에 터져나갈 것 같다.

이런 에너지 때문인지, 최근 국내 최대규모 아트페어인 키아프(KIAFㆍThe Korea International Art Fair)2016에 출품한 6점 모두가 판매됐다. 이름만 대면 아는 유명작가도 아니고, 신진작가 축에 드는 작가의 작품이 이처럼 각광 받은 것은 이례적이다. 



그의 작품은 언뜻 보면 구상화처럼 보인다. 꽃, 나무 등 익숙한 형태가 눈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은 꽃과 나무를 보고 그린 것이 아니라는게 작가의 설명이다. 그는 “수많은 기하학적 패턴을 조합해서 이미지를 만드는 형태로 작업한다”며 “이들이 모여 조화를 이루면서 새로운 자연의 형태을 만들어내고 결과적으로 이런 추상(non-figurative) 이미지들이 하나의 커다란 구상(figuritive) 이미지로 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객이 보는 것은 사실상 작가의 머릿속에 있는 이미지의 조합이라는 설명이다.

형태 못지 않게 색상도 이러한 임의적 조합으로 만든다. 그는 “의식의 흐름을 최대한 배제하고 색상을 배치하는데, 이것이 오히려 대담한 조화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위자연’적 작업방식이 최상의 결과를 가져온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조합된 세계를 작가는 ‘마인드 팔레스(mind palace)’라고 부른다. 그는 “마블링처럼 피어난 유동적인 형상들의 꽃과 나무는 모든 생명을 잉태하고 치유하는 모태의 원형적 상징”이라며 “이러한 유동적인 이미지들은 생명의 율동 및 자연의 순환을 나타내며, 나는 그들의 자유롭고 즉흥적인 움직임을 통해 생명력 있는 원초적 에너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키아프 이후에도 작품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단다. 사윤주 갤러리 마레 관장은 “이번 키아프에선 에밀리영의 대형 풍경화 3점을 포함한 6점이 완판된 이후, 추가 주문에 대한 문의도 꾸준히 들어온다”고 말했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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