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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 캐롤’로‘심쿵’하는 중년 로맨스
-뮤지컬 1세대 남경주·전수경 13년만에 호흡…美 싱어송라이터 닐 세다카의 히트팝 엮어 아날로그 감성으로 터치



한국 뮤지컬 역사의 산증인이라 해도 무리가 없다. 30년 이상 혹은 그 가까이 활동하며 뮤지컬 발전을 일궈온 1세대로 통한다. 이제는 어엿한 중견 배우로 무대를 활보 중인 남경주(52)와 전수경(50)이다. 두 사람은 내달 19일 개막을 앞둔 뮤지컬 ‘오! 캐롤’에서 13년 만에 커플로 만나 풋풋한 중년 로맨스를 그린다.

최근까지 뮤지컬 ‘맘마미아!’ ‘라카지’ 등에서 호흡을 맞춰왔지만,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1991)’ ‘아가씨와 건달들(2003)’ 이후 제대로 된 커플 연기는 10여 년만이다. 남경주가 “수경이를 오랜만에 연인으로 보려고 하니 설렌다”고 말하자, 전수경은 “오빠와 커플로 나온 작품들이 전부 대박을 쳤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럴 것 같다”며 웃었다.



“지금은 저희 둘을 뮤지컬 1세대로 ‘퉁’ 쳐서 이야기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저는 경 주오빠의 팬이었어요. 대학생 때 오빠가 출연하는 공연을 봤는데 ‘한국에도 저렇게 펄펄 나는 배우가 있구나’라고 놀라면서 ‘나도 꼭 저런 무대에 서고 싶다’고 생각했거든요. 몇 년 뒤 같은 작품에서 만나게 돼서 너무 영광이었죠. 배우들은 상대역이 누구냐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데, 오빠와 공연한다는 것만으로 안정감이 생겨요.” (전수경)

‘오! 캐롤’은 1950~1970년대 활동한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닐 세다카의 음악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유 민 에브리띵 투 미(You Mean Everything To Me)’ ‘원 웨이 투 티켓(One Way To Tick)’ 등 귀에 익숙한 팝송 위에 세 커플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19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두 사람은 중년 커플 하비와 에스더를 연기한다.

무명 코미디언 출신 MC 하비는 친구이자 리조트 사장인 에스더를 20년째 짝사랑 중이다. 남경주는 “하비는 ‘아재 개그’를 늘어놓는 유머러스한 사람이지만, 사랑하는 여자에게는 헌신적인 순정남”이라고 소개했다. 전수경은 “에스더 역시 허비의 사랑을 느끼고 있지만, 그를 위해 떠나려고 한다. 하지만 극 후반 허비가 멋지게 고백을 하는 장면에서 분명 ‘심쿵(심장이 쿵쾅쿵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작품의 가장 큰 힘은 닐 세다카의 음악이다. 전수경은 “아바(ABBA) 음악의 경우 어떤 곡을 들으면 ‘아, 이건 아바야’라고 말할 수 있는데, 닐 세다카의 음악은 곡마다 색깔이 너무 달라서 ‘이것도 닐 작곡이라고?’라고 말할 정도”라며 폭넓은 음악에 대해 칭찬했다.

“요즘 나오는 가요를 보면 솔직히 음악 같지 않다고 생각할 때가 많거든요. 자극적인 댄스곡 위주에 리듬과 가사 몇 개만 가지고 장난치는 것 같다고 할까요? 그런데 닐 세다카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확실히 힐링된다는 느낌이 커요. LP판으로 소리를 듣는 듯한 아날로그 정서가 담겨 있기 때문에 관객들도 흠뻑 빠질 수 있을 거예요.” (남경주)

뮤지컬 1세대 두 사람이 뭉친 만큼, 둘의 호흡에 대한 기대가 높다. 특히 중년 관객들의 발걸음을 공연장으로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할 터. 남경주는 “1세대라는 수식어에 책임감을 갖고 잘 해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전수경은 “저희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아주시는 중년 관객들이 가장 반갑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서울 신사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 관람료 6~13만원.

(뉴스컬처=양승희 기자/yang@newscultur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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