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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륵 섬기던 세종시 옛 주민, “진짜 미륵의 희망은 이런 것”
[헤럴드경제=함영훈기자] 요즘 ‘미륵’에 대한 말들이 많다. 그러나 진짜 미륵은 세종시 옛 주민들의 가슴 가슴에 소중한 ‘희망’으로 남아있다. 작금의 ‘가짜 미륵’ 논란은 세종시 주민에겐 어처구니가 없다. 진짜 미륵을 희구하는 세종시 옛 주민들이 정감 어린 온고지신(溫故知新) 잔치를 연다.

세종특별자치시 미곡리는 미륵고사를 지내는 마을로 둥구나무고사, 운주산 산고사, 백제고산대제 등 민속신앙이 5개 자연마을에서 전승되고 있다. 나라와 마을이 평온하며 모두가 건강하고 풍요롭기를 바라는 주민들의 희망이 담겨 있다.


운주산을 비롯해 장승백이, 서낭당, 주막, 마방으로 기억되는 우마차가 다니던 조선시대 옛길 등 스토리텔링 소재가 풍부한 마을이기도 하다. 행정복합도시 건설로 콘크리트에 묻혀버릴 뻔 했던 미곡리의 미륵 스토리가 부활한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과 세종특별자치시(시장 이춘희)는 ‘2016 세종민속문화의 해’를 기념해 세종특별자치시 민속조사의 하나로 2015년 1년간 세종시 전동면 미곡리 생활문화와 반곡리 이주민들의 생활상에 대해 조사한 내용을 사진전 및 민속문화전으로 연다.


전시 장소는 미곡1리, 미곡2리 마을회관 일대와 세종시청 등 3곳이며, 오는 12월 21일까지 열린다. 미곡리 미륵고사 사진 등 총 240장의 사진과 김지희의 혼수품 경대 등 주민 24명이 제공한 생활용품 122점이 함께 전시된다.

마을에서 진행되는 미곡리 사진전은 ‘미륵길, 미륵님 찾아가는 길!’(미곡1리)과 ‘운주산 따라 가는 길! 샛길, 운주산길’(미곡2리)이다.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한 방법으로 옛 사진과 함께 주민이 실제 사용하는 물건, 그에 담긴 이야기를 함께 전시했다. 마을 전체가 전시관이고 주민 모두가 작품을 만들었다고 보면 되겠다. ‘미륵의 희망 품은 마을 공동체 생활’은 추억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다. 그래서 세종시 옛 주민으로선 요즘 나라를 온통 뒤흔드는 ‘망령’에 혀를 내두른다.


마을을 떠나 세종시청으로 가면 ‘세종시 마을을 말하다. 반곡리와 미곡리, 변화와 지속’이라는 제목의 전시가 이어진다. 세종시청을 찾는 일반 시민들을 위해 기획됐다. 미곡리 사진뿐만이 아니라 개발 지역인 (구)반곡리 이주민들의 사진을 포함해 눈길을 끈다.


세종특별자치시는 신생 도시로 대대로 터를 잡고 살고 있는 원주민과 새로운 꿈을 찾아 정착한 사람들, 개발 과정에서 고향을 떠난 이주민 등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진전의 테마는 ‘변화와 지속’이다. 28~29일에는 ‘2016 한국민속학대회’도 함께 열린다.


천진기 민속박물관장은 “이 전시가 세종시민들이 서로의 솔직하고 내밀한 모습을 발견하면서 감정의 거리를 좁히는 공감과 화합의 자리로 거듭나길 바라며 아울러 세종특별자치시 문화 기반형성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면서 “사진전을 통해 못다 풀어낸 이야기는 11월에 발간되는 보고서 4권을 통해 보다 심도 깊은 이야기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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