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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관·外人 공매도에 뿔난 개인투자자] 개미들, 10년 만에 5개월 연속 순매도
6월부터 이달까지 4조112억 빼내
증시 성장세 둔화도 외면 부추겨
“기업 실적 좋아져야 되돌아올것”



“개미는 ‘짝’만 먹는데, 외국인과 기관은 ‘홀ㆍ짝’ 다 먹는 불공정 게임이다. 손 털었다. 다시는 안 한다”

“개미 다 나가고 그냥 기관과 외인이 다 해라”

개인 투자자(개미)들이 코스피(KOSPI) 시장에서 5개월 연속 순매도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는 지난 2006년 4월이후 10여년만에 처음이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들의 공매도 공세에 염증을 느낀 개미들이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와 현대차 파업, 한미약품 늑장공시 의혹, 사드 후폭풍에 따른 중국 소비관련주 폭락 등도 개미들의 코스피 시장 외면을 부추기고 있다.

▶개미들, 5개월 연속 순매도…10년來 처음= 26일 코스콤에 따르면 월별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는 지난 6월부터 이달까지 개인투자자들의 순매도가 5개월 연속 이어졌다.

순매도가 5개월 이상 지속된 것은 지난 2005년 11월~2006년 4월(6개월) 이후 처음이다.

이달까지 지난 5개월 간 개인 순매도 규모는 4조112억원에 이르렀다. 개인들은 올 한해만 6조2170억원을 빼냈다. 이는 지난 2012년 15조5500억원의 순매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로, 올해 기관 순매도액인 7조5143억원과도 맞먹는다.

특히 개인의 매도세는 최근 들어 극심했다. 지난 14일부터 25일까지 개인들은 8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CMA(자산관리계좌) 증가세도 둔화됐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분기별 CMA계좌는 지난 2014년부터 평균 1.24%의 증가세를 보였지만, 지난 3분기는 0.76%로 낮아졌다. 24일 기준 CMA계좌는 1194만1346개다.

▶‘악순환의 고리’=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국내 경제와 기업의 성장 및 증시의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것이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경제성장률은 0.7%에 그쳐 4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유지해 저성장의 장기화 우려가 커졌다. 그러는 사이, 코스피 지수는 1900~2100 사이에서 머무는 박스권 장세를 몇 년 째 이어오고 있다.

기관과 외인은 박스권 내에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그동안 적극적인 공매도 전략을 구사했다. 코스피 시장의 공매도 비중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투자전략이 제한적인 개인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여건에 직면했다. 부진한 증시에 대한 개인의 실망감은 근본적인 원인을 무시한채 원망의 대상을 찾았다. 개인들은 기관과 외인을 ‘공매도 세력’으로 낙인찍으며 증시하락의 책임을 이들에게 돌렸다.

▶‘개미’, 돌아올까=개인의 직접투자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시장이 먼저 살아나야 한다. 전제는 기업의 실적이 좋아야한다는 것이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 순이익을 107조2000억원으로 추산하며 “주가가 2012년 이후의 지루한 박스권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는 올해 순이익 97조3000억원보다 10.1% 증가한 것으로, 내년 코스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멀티플 확장의 기준이 되는8.5%보다 높은 8.9%가 되면서 박스권 돌파가 가능할 것이란 예측이다.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 공세에 따른 손실로 개미들의 불만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거래소는 개미들의 공매도에 대한 불신을 경감시키기 위해 정책수단의 검토를 시사했다.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24일 간담회에서 공매도 공시제 개선과 관련한 질문에 “외국처럼 공매도 투자자는 증자참여를 금지시키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사전적 시세 조종의 목적과 같은 악의적 공매도를 없애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매도가 없는 나라는 없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나 외환위기때 잠시 금지시켰지만 가격관리 기능이 있어 존재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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