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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없는 中 M&A식탐 제동…전세계‘차이나머니’경계령
중국 올 M&A 2066억달러 기록
올 상반기만 37개 독일 기업 인수

자국 기술·군사정보 유출 우려
서방국가 작년 중반이후 규제
美 미디어산업 투자 규제 나서


자유무역ㆍ투자를 권장해오던 서방 국가들이 돌연 ‘차이나머니 경계령’을 내리고 있다. 지난해 중반이후 현재까지 미국이나 유럽연합(EU)가 제동을 건 중국과 자국 기업의 인수합병(M&A)건은 그 규모가 총 4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당국의 무분별한 팽창정책에 국가들이 자국산업 보호에 나선 것이다.

투자은행 개리슨 피크는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서방의 규제에 막혀 협상이 중단된 중국의 M&A가 지난 2015년 중반 이후 약 400억 달러 규모를 육박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3분기 해외 M&A 규모는 461억 달러로, 494억 달러를 기록한 지난 2분기와 956억 달러였던 1분기보다 줄었다.

FT와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의 3분기 해외 M&A규모가 감소한 원인으로 서방 정부들의 규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 경제국들이 중국에 자국 기술이나 군사 정보 등이 유출되는 것을 우려해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마티아스 마흐니히 독일 경제부 차관은 이날 승인했던 중국계 펀드회사와 독일 반도체장비 공급업체 아익스트론의 인수합의 건을 취소하고 재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지 매체 ‘디벨트’에 “기술 보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라며 승인을 철회한 이유를 설명했다.

마흐니히 차관은 앞서 자국 핵심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해외 기업에 인수되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제안을 독일 관료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매체 벨트 암 존탁(Welt am Sonntag)은 마흐니히가 유럽연합(EU)에 여섯 가지 조건을 골자로 외국 투자를 허용하는 규제안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중국 기업은 총 36개의 독일 기업을 인수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37개의 독일 기업이 중국 자본에 넘어갔다.

전날엔 호주 4개 농장 부호가 결성한 BBHO컨소시엄은 호주 최대 농업기업인 키드먼 농장을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호주 대형 농장주들이 중국 최대 부동산그룹 상하이CRED가 호주 최대 농장을 인수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합심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부동산업체가 키드먼 농장을 인수하려는 소식이 전달되자 현지 언론들은 “중국인들의 토지에 대한 욕구가 상상을 초월한다”라며 경계했다. 호주 정부는 중국 국가전략망공사(SGCC)가 호주 전력유통업체 오스그리드 인수합의를 무산시키기도 했다.

미국 의회 산하의 중국집행위원회(CECC)는 상호자유시장이 보장되지 않는 이상, 중국 기업의 미국 미디어산업 투자를 규제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이달 초 공개했다.

문제는 중국 자본을 대체할 ‘큰손’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자금난에 허덕이는 에너지ㆍ농업ㆍ인프라 등에 자금 공급처를 지원해 M&A를 성사시켜왔다. 24일에도 중국 금융지주사인 차이나 오션와이드는 미국 보험사 젠워스 파이낸셜을 27억 달러에 매수하기로 했다고 공표했다. 중국 항공ㆍ레저기업 HNA 그룹도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으로부터 호텔 체인 힐튼 월드와이드 지분 25%를 65억 달러에 사들이기로 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올해 해외 인수합병(M&A) 투자액 규모는 지난해 동기간 대비 212% 증가해 총 2066억 달러를 기록했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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