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타이어 소음’바람 영향까지 잡아내다
F1차량 액셀·브레이크 실전처럼

드라이빙 테스트정보 디지털 기록

축구장 10개규모에 연구장비 완비

UFO같은 외관으로 창의성 상징도

‘ 부릉부릉~ 부아앙~ 끼익!’

한국타이어 테크노돔 1층에 위치한 드라이빙 시뮬레이터실. 포뮬러 원(F1)에서나 볼 수 있는 경주차의 굉음이 쏟아지고 있었다. 날렵하게 빠진 GT2 클래스 포뮬러 차량에 앉은 드라이버의 시선에 따라 타원형 모양의 대형 스크린은 재빠르게 움직였다. 드라이버는 실제로 F1 경기에 참가한 듯 연신 액셀과 브레이크를 밟았다.


운전자가 실험실에 설치된 GT2 클래스 포뮬러 차량에 탑승해 시범을 보인 장비는 ‘드라이빙 시뮬레이터’이다. 실제 운전시 발생하는 모든 특성 값을 가상의 테스트를 통해 디지털로 기록한다. 국내 타이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한국타이어가 보유하고 있는 연구장비로 알려졌다.

최근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에서 열린 준공식을 통해 내부 모습을 공개한 ‘한국타이어 테크노돔’은 첨단 연구장비가 즐비하다. 축구장 10개 규모인 7만387㎡(2만1292평) 위에 건립된 테크노돔은 글로벌 타이어 업계에서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한국타이어 연구개발(R&D) 전략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곳이다.

테크노돔의 또다른 최첨단 장비는 ‘무향실’이다. 무향실은 자동차 타이어의 소음을 테스트하는 공간이다. 소리의 반사를 막는 스펀지가 사방을 채우고 있다. 일반적으로 타이어 업체는 물론 자동차 업체도 보유하고 있는 시설이지만, 한국타이어는 핵심 기술과 노하우가 담겼다는 이유로 외부 촬영을 금지했다.

특징적인 것은 무향실 중앙에 놓인 타이어 앞 뒤로 ‘바람 장치’가 설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 주행시 타이어가 받는 바람의 영향까지 고려한 것으로 정확한 측정을 위한 연구소의 노하우가 녹아있는 부분이다.

최첨단을 향한 테크노돔의 노력은 비단 첨단 연구장비에 머물지 않았다.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과 협업을 강조한 인테리어가 그 기대감을 배가시키는 모습이었다.

먼저 1층 로비에선 테크노돔 내부 공간이 한 눈에 들어온다. 얼핏보면, SF 영화 스타트랙에 등장하는 우주선과 흡사하다. 중앙 광장인 아레나(The Arena)를 중심으로 10개의 개별 건물이 둘러싸고 있으며, 이 곳에 돔 형태의 지붕을 얹었다. 소통하고 협업을 중시하는 기업문화가 하나의 지붕 아래에서 구조화된 것이다.

아레나 상공에는 연구원들이 상호 교류할 수 있는 ‘구름다리’가 이어져 있다. 아래에서 보면 꼭 UFO가 상공에 떠 있는 느낌을 준다. 창의적인 생각이 실현된 곳임을 알려주는 듯하다.

혁신과 협업을 강조하는 한국타이어의 기업 문화는 테크노돔 곳곳에서 확인된다. 먼저 사무실과 실험실 대부분이 투명한 유리로 개방해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있게 해놨다. 원활한 소통의 전제가 될 수 있는 개방성을 강조한 느낌이다. 또 복도의 난간에는 넓은 손잡이를 둬 연구원들이 누구나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메모도 할 수 있게 해놨다.


한국타이어가 테크노돔 내부를 통해 최첨단 기술과 협업의 문화를 표현했다면, 외관을 통해서는 ‘친환경’ 연구소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담아냈다.

테크노돔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건물을 둘러싸고 넓게 펼쳐진 인공 호수로 보이는 공간을 지나야 한다. 멋스럽게만 보이지만, 이는 빗물 등으로 수자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건물의 온도 조절에도 영향을 주는 기능을 감추고 있다. 또 테크노돔은 지열과 태양열을 이용해 일정 수준의 에너지를 자체 충당하게 되어 있으며, 고성능 절연체 및 자연 채광으로 조명 등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등 친환경 시설을 갖추고 있다. 주차장을 지하로 집중하는 방식으로 도로 포장 면적을 최소화해 열섬 현상을 감소시켰다.

‘친환경’ 연구소 건립을 위한 한국타이어의 노력은 친환경 건물 인증으로 이어졌다. 테크노돔은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미국의 비영리 단체인 푸른건물위원회(USGBC)가 주관하는 친환경 건축물 인증 제도인 리드(LEED:Leadership in Eneryg and Environmental Design) 가이드라인에서 ‘골드 인증’을 받았다.

친환경에 대한 가치는 인간의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된다. 향후 1000여명의 연구개발 인력을 위한 기반 시설도 골고루 갖추고 있다. 기숙사 시설을 더 레지던스와 카페 겸 휴식공간인 플레이 라운지, 기혼 인력의 자녀를 위한 동그라미 어린이집, 한의원과 심리치료실, 그리고 피트니스센터까지 다양한 복리후생 시설도 갖춰놨다. 이 곳에 근무하는 한 연구원은 새로운 근무환경에 대해 “연구실 내부 환기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쾌적하다”며, “기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전=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