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청와대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이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44개를 발표하기 전에 미리 받아본 정황이 포착됐다. 특히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극찬한 ‘드레스덴 선언’ 역시 최순실이 수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24일 JTBC는 최순실의 PC 파일을 입수해 이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2014년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밝힌 ‘통일 대박론’과 같은 해 3월 28일 ‘드레스덴 연설’ 등도 최순실이 연설문의 사전 원고를 하루 전에 읽어봤다.
최순실은 드레스덴 연설 발표 전날인 같은 달 27일 오후 7시 20분경 파일 형태의 원고를 받았다. 특히 JTBC는 ‘최순실이 미리 받아본 원고 곳곳에 붉은 글씨가 있다‘라며 ’이 부분은 실제 연설에서 내용이 달라지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매체가 입수한 자료와 연설문을 비교해보면 실제 박 대통령의 연설을 비교해본 결과 약 30군데 안팎에서 일부 문구가 추가되거나 문장 전체가 바뀌었다. 예를 들어 PC 버전의 연설문에 ‘(박정희 대통령은) 라인강의 기적을 이룬 독일에서 한국의 희망을 보았습니다’라고 된 부분은 실제 연설에서 ‘라인강의 기적을 이룬 독일의 기적을 한국에서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셨습니다’로 고쳐졌다.
대북 제안 부분도 일부 변경됐다. 처음에는 ‘인도주의 원칙입니다’라고 적혀 있었지만, 실제 연설에선 ‘남북한 주민들의 인도적 문제부터 해결해 가야 합니다’라고 표현이 바뀌었다. 매체는 최순실이 연설문을 본 이후 실제 연설을 하기 전까지 또 어딘가에서 수정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평했다.
이에 대해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순실씨 구속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부겸 의원은 “(최씨가 관여한 것이) 민감한 남북문제도 포함됐다”며 “박 대통령의 해명도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즉각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