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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수저? 흙수저? 무수저?…남경필 vs 이재명, 그들의 논리대결 주목
[헤럴드경제=박정규(수원ㆍ성남) 기자] 금수저, 흙수저 등 수저계급론이 이미 사회적 관심으로 대두된 가운데, 경기권에서 이같은 ‘화두’가 한창 세간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것도 정치적으로 인지도가 있는 남경필 경기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을 둘러싸고 진행되고 있어 시선이 쏠린다.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두 사람 사이에서 수저계급론이 부각된 것은 남 지사가 ‘모병제’ 도입을 주장하면서 수면위에 떠올랐다. 남 지사가 모병제를 어젠다로 이슈화하자 “금수저는 군대를 안가고, 흙수저만 군대를 가게될 것”이라는 논리가 확산됐다. 그러면서 남 지사의 배경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뒷말이 뒤따랐다.

남 지사는 자신과 금수저 연관 사이를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증산충과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제시했다. 반면 이 시장은 스스로를 무(無)수저라고 칭한다. 흙수저가 아니고, 아예 태어날때부터 수저가 없었다고까지 한다.

[사진=남경필 경기도지사(왼쪽)과 이재명 성남시장(오른쪽)]

남 지사는 최근 한 방송인터뷰를 통해 사회자가 “오늘 한 신문을 보면 ‘유독 금수저가 많은 한국’이라는 기사가 나왔어요. 사실 지금 우리나라의 최대 화두는 양극화 문제 같은데요. 남 지사님 보고 이런 기준에서 금수저라고 하면 기분 나쁘시죠”라고 묻자 “아닙니다.그렇게 많은 혜택을 받고 태어났고 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사실은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굳이 금수저라는 단어를 부인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남 지사는 금수저 문제점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남 지사는 “그렇게 많은 혜택을 받고 태어났고 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사실은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요. 우리 금수저의 문제는 무엇이냐면. 그 금수저를 가지고 자기와 자기 가족들만 퍼먹은 게 문제죠. 금수저를 갖고 우리 사회를 위해서 서로 나누려고 하고 공유하려는 마음을 금수저들이 갖는다면 오히려 저는 박수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미국 정치에서 사실 그런 모습을 보여주신 분이 루즈벨트 대통령 같은 분입니다. 정치 명문가에서 태어나서 대통령까지 오르게 되는데요. 그러고 나서 우리 중산층과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폈던 그런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많은 감동을 느낍니다”라고 했다. 부잣집(금수저)으로 태어난 것이 죄가 아니라, 부잣집으로 태어났는데도 남을 위해 살지 않았던이들이 더 큰 문제라는 논리다.

이에 비해 이재명 성남시장은 자신을 흙수저도 아닌 더 낮은 계급(?)인 무수저라고 칭해 눈길을 끈다. 자수성가형인이 시장은 공장 노동자에서 시장까지 오른 ‘의지의 한국인’으로 꼽힌다. 지독한 가난으로 열세살에 성남에서 노동자가 됐다. 작업 중 프레스에 손목이 끼어 골절상을 입었다. 왼팔은 지금도 구부러져 있다. 고입과 대입을 검정고시로 통과했고 중앙대 법학과에 입학해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화려한 판ㆍ검사를 포기하고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걷다가 시장에 당선됐다.

그러다보니 ‘대물림’에 대한 이 시장의 시각은 비판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실제 이 시장은 “공정한 자원배분, 공정한 기회보장이 이뤄지는 공정한 사회는 흥합니다”라고 주장한다. 반면 “재벌 자식이 재벌되고, 법조인 자식이 법조인 되고, 연예인 자식이 연예인 되며, 흙수저는 영원히 흙수저인 사회는 희망 없는 죽은 사회, 멸망을 향해가는 나라입니다”라고 강조한다.

암튼 수저론에 대한 두 사람의 입장과 견해는 이처럼 다르다. 실제 남 지사의 모병제를 겨냥해 이 시장은 “모병제를 하면 돈 있는 사람들 하나도 군대에 안간다”고 반대하고 있다. 모병제가 도입되면 ‘금수저’와 ‘흙수저’의 불평등이 극명하게 드러날 것이라는 논리다.

금수저와 흙수저는 영어적 표현인 ‘은수저를 물고 태어나다’라는 관용어에서 유래됐다. 부모의 직업, 경제력 등이 우리 사회에서 압도적인 파워를 가진다고 생각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마음을 표현했다. 하지만 금수저는 부정적인 이미지, 흙수저는 대중적인 이미지라는 이분법적으로 갈라진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배경을 굳이 숨기지 않고, 수저계급론에 대한 인식과 철학을 사회, 정치발전의 각각 다른 담론으로 펼치고 있는 남 지사와 이 시장의 논쟁도 갈수록 흥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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