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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르는 항생제’ 미국보다 3.5배 더 처방… 오남용 우려 높아
-항생제 연고 ‘무피로신’, 허가 적응증으로 처방된 비율은 34%

-한 달 내 재처방율 9%, 일반의약품 포함하면 사용량 더 높을 것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국내에서 피부에 바르는 항생제 연고 처방률이 미국보다 3.5배나 많아 오남용 우려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항생제 연고가 허가된 적응증으로 쓰이는 경우는 전체의 34%에 불과했다.

김은영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 연구팀은 201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환자 표본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바르는 항생제 성분 ‘무피로신’의 외래처방 유형과 처방 적절성을 평가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4일 밝혔다.

무피로신은 베이거나 긁힌 작은 상처, 경미한 화상 등 피부의 작은 상처에 세균이 증식하는 것을 막거나 파괴해 상처 치유를 돕는 데 쓰이는 바르는 항생제다. 허가받은 효능ㆍ효과는 주로 종기, 모낭염, 상처로 인한 세균성 피부 감염증 등이다.

국내에서는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처방 없이 쓸 수 있지만 연구팀은 일반의약품 사용량은 제외하고 병원에서의 처방되는 무피로신에 한정해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허가된 적응증으로 처방하는 비율은 전체의 33.84%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바이러스성 사마귀에 처방한 경우가 6.8%로 가장 많았고 티눈 및 굳은살에 대한 진단명이 5.46%, 물사마귀가 4.83%였다.

즉 바르는 항생제를 처방하는 상위 진단명 3개가 모두 감염이 아닌 외과적 시술에 따른 것으로 실제 세균성 감염과는 관련이 낮았다. 연구팀은 허가된 적응증이 아닌 외과적인 처치 후 감염을 예방하기 목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추측했다.

처방 주기를 봤을 때 평균 사용일수는 하루나 이틀 정도였지만 반복해서 처방하는 비율은 높은 편이었다. 30일 이내에 같은 환자에 무피로신이 재처방된 경우는 8.86% 정도다.

한편 호주에서는 무피로신의 빈번한 사용으로 항생제 내성균이 출연하고 있다고 판단해 해당 의약품을 30일 이내에 다시 처방하지 않도록 권하고 있다.

특히 미국 인구 1000명당 무피로신 처방은 13.10건이었으나 한국에서는 46.07건으로 처방률이 대략 3.5배 많았다.

김 교수는 “국내의 경우 외용 무피로신이 일반의약품이기 때문에 실제 국내 전체 사용량은 더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앞으로 일반의약품 구매 사용량을 포함한 전향적 모니터링을 통해 항생제 연고의 적정 사용량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임상약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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