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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 딸 특혜의혹] 이대 외 학생들도 “‘학점 의혹’엔 같은 분노”
-부정입학ㆍ학점 특혜, ‘자기들과의 먼 얘기’ 분노
-“다른 것은 몰라도 학점 공정성 해치는것엔 불만”
-학교측ㆍ일부교수 굽신거리는 태도에 적잖은 충격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1. 서울시내 모 대학에 다니고 있는 학생 김정홍(22ㆍ가명) 씨. 대학 2년생인 그는 처음엔 이대 사태가 뭔지 몰랐다. 이대에서 ‘미래라이프대학’ 논란이 있다고 얘기는 들었지만, 별 관심이 없었다. 이대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날 최순실 씨 딸 얘기가 나오고, 부정입학에다가 학점 특혜 의혹이 있다는 말에 관심이 쏠렸다. 김 씨는 “타대학의 얘기지만 (학점을 그냥 주는 현실은)정말 이래선 안된다. 정말 문제가 많다고 보며, 그 의혹에 대해선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친구들에게 이같은 의혹에 대해 여러가지 공유하고 있다.
최순실 씨와 딸 관련의 주진우 기자의 SNS 캡처.

#2. 대학생 딸을 두고 있는 주부 서미향(50ㆍ가명) 씨 역시 이대 문제에 처음엔 무심했다. 그냥 학교 한 곳이 시끄러운 일이 있나보다 했다. 그런데 최순실 씨 딸 특혜 논란이 일면서 ‘이대’ 관련 뉴스는 모조리 챙겨봤다. 누구보다도 이번 이대 사태에 대해 박사가 됐다. 서 씨는 “내가 분노하는 이유는 누가 누구의 뒷배를 봐주고 하는 것이 아니다”며 “어떻게 대학이라는 지성의 집단에서 출석과 리포트에 열과 성을 다하는 수많은 학생을 제쳐두고, 출석도 안하고 리포트도 형편없는 학생에게 점수를 줄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내 딸도 수많은 밤을 공부하고 교수님이 내준 과제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런 노력 조차 하지 않는 아이가 우리 아이만큼 또는 그 이상 학점을 딸 수 있다는 이대의 현실 구조가 정말 남 같이 않더라”며 “그게 사실이면 그것에 관련된 교수는 정말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여기저기 대자보가 나부낀 이대의 모습.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최순실 씨 딸 특혜 의혹’이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최경희 총장이 버티다가 결국 사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대 사태는 끝을 모르는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유는 한가지다. 학생들은 최 총장의 사퇴에도 불구하고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로부터 이대 경영진이 뭔가를 강요받았는지, 그런 과정에서 자존심을 접을 정도로 굽신 거렸는지, 또 그런 분위기가 교수에까지 전해져 학점 특혜까지 제공했는지 진실을 명확히 규명하고, 처벌할 이는 처벌해야 이번 문제가 끝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물론 검찰이 최순실 씨와 관련해 수사에 본격 착수한 데 이어 학교 측도 최 씨 딸의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관리상의 특혜의혹에 대해서도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했기에 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이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대 학생들은 이에 어떤 식으로든 참여해야 한다는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이대 사태와 관련해 불신의 폭이 깊어졌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대 관계자는 23일 “최 총장이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음에도, 정유라 씨를 둘러싼 의혹이 계속 재생산되며 확산하고 있어 당황스럽다”며 “무엇보다도 학내 갈등을 접고 현명하게 진상조사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분노는 비선실세와 최 씨 딸 정유라 씨 부정입학 의혹이 최정점에 있지만, ‘학점 특혜 의혹’이 이를 촉발한 경우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학생들에게 ‘학점’은 정말 중요한 것”이라며 “경기 불황과 겹친 취업난으로 학생들이 학점을 따는데 정말 각고의 노력을 하는데 누군가는 그냥 학점을 거져 얻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충격스럽고 분노를 느낄만한 일이었을 것”이라며 “학점관리는 정말 공정하고,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해야할 만큼 요즘 대학가에선 최고로 민감한 이슈가 돼 온지 오래”고 했다. 그는 “그런 분위기를 이대가 몰랐을 리는 없고, 여러가지 강요당하는 상황으로 몰리다보니 그리고 일부의 모럴헤저드가 겹치다보니 이렇게까지 뒷말을 얻게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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