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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폭지수 위험수위③] ‘솜방망이’ 학폭위 실효성 있나, “학폭위 인적구성 개혁해야”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최근 인천에서 학교폭력을 당한 중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학교폭력은 근절은 언제나 그렇듯 ‘멀기만 한 이야기’다. 학교폭력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정부의 대책이 쏟아져 나오지만,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는 최근 3년째 8만~9만여명 선에서 줄지 않고 있다. 학교폭력은 어떤 시기에, 어떤 형태로 발현되는 것이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것일까? 학교폭력의 실태와 해법을 점검해봤다.>


▶실태조사ㆍ학폭위 개최 실효성 있나, 전문상담인력 확충 시급=22일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학교폭력 현황과 실태조사의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의 가해ㆍ피해학생 관리는 일시적 조치에 집중됐다.

우선 가해학생에 대한 선도ㆍ교육조치는 서면사과, 접촉ㆍ협박ㆍ보복행위 금지, 특별교육과 심리치료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출석정지, 전학ㆍ퇴학, 학교봉사와 같은 조치는 감소 추세다.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는 지난 2013년 1만 1985건에서 지난해 1만 2970건으로 1000여건 늘었지만, 가해학생 전학조치는 2013년 1699건에서 지난해 1424건으로 200여건 줄어든 것이 대표적인 예다.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조치는 지난해 기준 심리상담 및 조언(1만 5480건)이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는 치료ㆍ요양(1553건), 일시보호(1283건), 기타 및 학급교체(기타 1134건, 학급교체 164건)의 순이었다. 입법조사처는 “학교폭력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조치에서 치료ㆍ요양과 학급교체는 증가하는 추세지만 심리상담ㆍ조언, 일시보호, 기타의 조치는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처럼 학교폭력 사건의 사후관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학폭위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들어 현재까지 일선 학교 학폭위의 가해학생 징계 결정에 불복해 인천시 학교폭력지역위에 재심을 청구한 사건은 28건으로, 이미 지난해 1년간 접수된 22건을 넘어섰다. 이 중 재심에서 피해학생 측의 요구가 받아들여져 원래 결정보다 처분 수위가 높아진 사건은 10건이다. 교내 학폭위의 징계가 너무 가벼워 억울하다는 피해학생 측 주장이 30%나 받아들여진 것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염동열 새누리당 의원 역시 최근 국정감사에서 학폭위의 가해자 측 재심청구가 2013년 373건에서 지난해 408건으로 9.3% 늘어난 반면, 피해자 측 재심청구는 같은 기간 391건에서 571건으로 46% 급증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학부모와 교사가 전체 위원의 84%를 차지한 인적구성이 학교폭력 가해자의 중징계를 어렵게 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염 의원은 이에 따라 “학폭위에서 교사, 학부모, 법조인, 경찰 등을 동등한 비율로 구성해 객관성을 높이고 학폭위의 심의기능을 교육청으로 이관하거나 재심 기능을 강화하는 등 제도적 보완을 시급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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