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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부사’ 朴대통령, 이번에도 반전카드 통할까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승부사’ 박근혜 대통령의 카드는 이번에도 통할까. 박 대통령은 20일 일파만파 확산되는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 미르ㆍK스포츠재단 의혹에 대해 ‘엄정한 처벌’로 정면돌파할 것임을 천명했다.

박 대통령이 최 씨 의혹에 대해 입을 연 것은 최 씨 의혹이 불거진 지 꼭 한달만이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역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미르ㆍK스포츠재단 의혹에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이라고 일축한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최 씨와 미르ㆍK스포츠재단 의혹이 정권 차원의 게이트로까지 비화될 움직임을 보이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의 인식이 바뀐 것은 최 씨를 둘러싼 자금 유용 의혹이 점차 실체를 드러내고 있고, 참모진들 사이에서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렵다는 조언을 잇따라 내놓은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 씨 모녀의 이화여대에서의 갑질행태와 막말 논란이 더해지면서 국민감정에도 불을 지르고 말았다. 이에 따른 지지율 추락을 방치해서는 임기 후반 국정운영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미르ㆍK스포츠재단의 자금 모금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전면부인했다. 특히 지난해 2월 자신의 요청에 따라 전경련 주도하에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동의해 이뤄졌다고 거리를 둠으로써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했다. 오히려 개입을 자인한 꼴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또 모금과 관련해 기업들이 전한 분위기와 ‘자발적으로’라는 단어와는 괴리가 상당해 이 역시 오히려 해명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르ㆍK스포츠재단의 자금모금과 자금유용과 관련, 투트랙으로 접근한 박 대통령의 승부수가 이번에도 통할까. 박 대통령은 과거에도 정치적 위기 때마다 승부수를 던져 국면을 전환시키곤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을 “참 나쁜 대통령”이란 한마디로 꺾고, 유승민 의원을 겨냥해 “배신의 정치”라는 말로 눌러버린 것이 일례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의 장관 해임건의안을 거부한 것도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한 사례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면 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핵심인 자금모금과는 거리를 두고, 부수적인 자금유용에만 메스를 댐으로써 몸통이 아닌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서다. 또 임기 4년차 후반에 접어든데다 지지율 추락 등 여론마저도 박 대통령의 편이 아니다.

이제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최순실씨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투트랙’으로 접근한 박 대통령의 승부수가 회심의 카드가 될 지, 자충수가 될 지 두고볼 일이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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