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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잦은 고장에 조마조마…올게 왔다”…전동차·승강장간 간격도 넓어 불안
지하철 5호선 이용 시민들 반응

“김포공항역 스크린도어는 잦은 고장 때문에 언젠가는 대형사고가 날 줄 알았다.” “출퇴근 시간 승객들로 붐비면서 지금껏 사고가 일어나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 승강장에서 전동차를 기다리던 승객들은 ‘올 게 왔다’는 반응이다. 승객 대부분은 이미 김포공항역 스크린도어의 잦은 고장 등 ‘악명’을 알고 있었으며, 이번 사고로 불안이 더욱 가중된 모습을 보였다.

실제 김포공항역의 스크린도어 고장은 5~8호선 전체 평균보다 10배 이상 잦았다. 20일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하철 5~8호선 157개 역에서 일어난 스크린도어 고장 등은 모두 3942건이다. 같은 기간 김포공항역의 고장 건수는 262건에 달했다. 5~8호선 전체 역당 평균이 25건인 점을 볼 때 10배 가량 높은 수치였다.

스크린도어 고장은 사망사고 전 날인 18일에도 발생했다 당시 사망사고가 일어난 승강장의 반대편 스크린도어가 열차 출발 후에도 닫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대학생 오모(27) 씨는 “잦은 고장으로 언젠간 사고가 생길 줄 알고 조마조마했다”며 “스크린도어 설치 전에는 죽고 싶은 사람만 (자살로)죽었는데, 설치하고 나니 무고한 사람들이 더 죽어나간다”며 불만을 표했다. 김모(69) 씨는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가 터진지 언제인데 또 비슷한 사고가 일어났다”며 “출퇴근 시간 사람들이 서로 밀치고 끼이고 하는데 사고가 한 번은 안 일어날 수가 없었다”고 했다.

한편 전동차~승강장 사이 넓은 간격이 또 다른 안전사고를 일으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하는 승객도 있었다.

간격 중 발이 빠질 수 있는 틈은 전체 28cm 중 약 18cm로, 3~4세 어린이 발 사이즈에 수준이었다. 지하철 2호선 신촌역, 시청역 등 이용객이 많은 지하철역의 전동차ㆍ승강장 간격이 약 9~10cm인 점을 볼 때 해당 수치는 2배 남짓 넓은 값이었다.

유모차와 함께 있던 이모(43ㆍ여) 씨는 “잠깐만 방심하면 아이는 물론 성인 여성도 헛디디거나 미끄러질 정도”라며 “넓은 틈이 이번 승객이 문에 끼이는 사고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준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인파에 밀려 아이 발이나 유모차 바퀴가 끼이면 어떻게 될지 아찔하다”며 “공사한다고 경고문만 붙이지 말고 임시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등 대책을 세워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는 상황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강문규 기자ㆍ이원율 기자/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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