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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후시설 땜질·늑장 처방…알고도 못막은‘죽음의 안전문’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

스크린도어 잦은 고장으로 악명

SW노후화 장애원인 규명도 안돼

서울시 구의역 사고후 245개역사

전수조사후 ‘전면교체’ 대상 지정

공사 내년으로 미뤄 참사 못막아

이번엔 알고도 막지 못했다. 지난 5월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 사망사고 악몽이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시가 대대적인 전수조사를 벌여 5호선 김포공항역을 전면교체대상 1위로 지목했지만 공사 시점을 내년으로 잡으면서 안타까운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9일 오전 출근길 5호선 김포공항역<사진>에서 30대 승객 김모(36) 씨가 스크린도어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기관사는 김 씨가 끼인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전동차를 출발시켰고, 김씨는 이 충격으로 스크린도어 비상문을 통해 승강장으로 튕겨 나왔다.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해당 전동차 기관사는 한 승객의 인터폰 신고를 받고 전동차 출입문을 다시 열었다가 27초 뒤 문을 닫고 전동차를 출발해 사고가 발생했다. 기관사가 직접 나와서 확인을 했다면 일어나지 않을 사고였다.


지하철 스크린도어 관련 사망 사고 올해만 세 번째나 발생했고 최근 4년간 비슷한 사고도 8건에 달한다. 스크린도어의 노후화로 안전문제가 제기되는 까닭이다. 시민의 생명을 지킨다는 이유로 2000년대 중반 서울시가 관리하는 지하철 전 구간에 설치한 승강장 안전문이 오히려 시민의 생명을 빼앗는 참사가 잇따라 되풀이 되고 있다. 서울시는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PSD(안전문) 유지보수 특별안전대책과 특별교육 등을 실시했지만 근본적인 처방과는 거리가 멀었다.

김포공항역은 스크린도어의 잦은 고장으로 악명이 높던 곳이다. 2005년 다른 역 4곳과 함께 서울도시철도공사 구간 가운데 가장 먼저 스크린도어를 설치했고 시설 노후화 등으로 소프트웨어 등 분석이 힘들어 장애가 발생해도 명확한 원인을 알아내 처리하기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서울시는 구의역 사고 직후인 지난 6월부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245개 역사의 스크린도어를 전수조사하고 김포공항역을 ‘전면교체 대상’으로 선정했다. 교체 공사는 예산 16억원을 투입해 내년에 시행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의역 사고 이후 올여름 서울 지하철 안전문 전수조사 이후 김포공항역 안전문은 다시 설치하는 것으로 결론난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역시 이번 사고 이전에 이미 김포공항역에서 유독 안전문 고장이 잦았다는 사실을 알고, 대책을 고심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현장에서는 사고원인과 관련, 스크린도어가 아닌 ‘전동차 출입문 고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도시철도 관계자는 “PSD 연관 사고인지, 전동차 출입문 사고인지를 구분해야 하는데, 현 상태에서는 스크린도어보다는 출입문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이번 사고는 스크린도어 원인 아닐 가능성 높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강문규ㆍ이원율 기자/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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