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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데이터] 석달새 ‘지구 한바퀴’ 돈 MK, ’현장+품질+역발상‘ 3대 경영으로 위기돌파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4만4000km. 정몽구(78ㆍ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최근 3개월간 6개국의 생산현장을 돌며 쌓은 거리다. 유럽, 중국, 미국 등 지구 한 바퀴(4만km)를 넘게 돌며 팔순 가까운 나이에도 여전한 ‘강철 체력’을 보여주고 있다. 

정 회장은 올해 글로벌 시장 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현장에 답이 있다’는 판단으로 해외 공장 곳곳을 직접 돌며 위기를 점검했다. 이를 토대로 발빠르게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정 회장 특유의 ‘현장경영’ 스타일이 반영됐다.

정 회장은 지난 8월 유럽 시장 점검에 들어갔다. 유럽 자동차 시장은 올해 상반기 높은 성장을 보이다 하반기부터 정체로 전환됐다. 정 회장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으로 인한 유럽 시장의 충격파를 직접 눈으로 보고 시장전략을 다듬는데 집중했다. 현대차 러시아, 슬로바키아, 체코 공장을 잇따라 돌며 자동차 품질을 살피고 전략을 재점검했다.

9월에는 미국과 멕시코를 찾았다. 먼저 현대ㆍ기아차 미국 판매법인이 있는 로스앤젤레스를 찾아 지난 8월 미국서 론칭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안착을 위해 현장을 둘러보고 판매를 독려했다. 미국은 현대ㆍ기아차 글로벌 판매의 18%를 차지하는 국가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주요 시장이다. 정 회장은 “제네시스를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육성해야 한다”며 “제네시스의 성공은 우리가 새롭게 도전할 또 하나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멕시코 누에보레온주에 세운 기아차 멕시코 공장을 직접 찾았다. 멕시코 공장은 중국, 유럽, 미국에 이은 현대차의 네 번째 해외 공장으로, 현대차 미주지역 공략 의지가 담겼다.

지난 17일엔 중국 허베이성 창저우시로 날아가 ‘현대차 창저우 4공장’ 준공식을 진두지휘했다. 현대차가 ’베이징 3공장‘ 이후 4년만에 건립한 공장으로, 세계 최대 자동차인 중국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정 회장은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새로운 도약을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정 회장 특유의 ’역발상 경영‘이 반영됐다. 최근 중국 시장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기업들이 추가 투자를 고민하는 상황에서, 정 회장은 과감한 투자를 감행했다.

정 회장이 각국을 돌며 가장 강조한 가치는 ’품질‘이다. 그는 멕시코 공장 준공식에서도 ”(현대기아차가)지금까지 쌓은 높은 수준의 품질 경험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자동차 명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올해 해외에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안착‘이 우선시되는 상황에선 품질경영은 더욱 중요한 가치로 떠올랐다.

현장경영은 위기 때마다 정 회장이 앞세운 무기다. 정 회장은 과거 주요 위기에도 글로벌 현장을 누비며 해법 마련에 주력해왔다. 지난 1998년 미국 내 현대차 판매가 큰 폭으로 떨어지자 이듬해 미국 현장을 직접 찾아 ‘10년 10만마일’ 보증 프로그램을 도입해 돌파구를 열었던 일화는 유명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석달간 찾은 유럽, 미주, 중국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약 78%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라며 “이곳에서 기회를 잡아야 지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4만4000㎞=정몽구 회장이 이동한 거리

6개국=정몽구 회장이 석달 동안 방문한 나라

78%=미주, 중국, 유럽이 세계 자동차 시장서 차지하는 비중

562만대=현대ㆍ기아차 9월 누적 판매량

1.8%=현대ㆍ기아차 9월 누적 판매량 감소폭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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