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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호타이어 매각 카운트다운...‘손사래’치는 국내, ‘러브콜’ 보내는 해외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금호타이어 예비입찰이 내달 9일로 다가오면서 인수전 참가 기업에 대한 윤곽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한국타이어 등 국내 경쟁업체들의 참여 가능성이 낮아진 가운데 해외 유명 타이어 메이커와 중국 제조업체들의 러브콜은 점차 높아지는 분위기다. 그룹 재건에 나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하반기 인수합병(M&A) 시장의 관심은 ‘금호타이어’로 이동하고 있다.

일단 금호타이어 인수를 둘러싼 국내 기업들의 참여 가능성은 점차 희박해지는 모습이다. 국내 1위 타이어 제조사인 한국타이어가 공개적으로 금호타이어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경영운영본부장은 지난 18일 한국타이어 테크노돔 준공식에서 금호타이어 인수 가능성과 관련해 “인수에 참여해 인수를 하더라도 공정거래법상 승인이 나기 어렵다”며,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나설 사항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타이어 업계 이외의 기업이 인수전에 뛰어들 수도 있지만,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한 그룹 재건에 대한 박 회장의 의지가 강하고 강성 노조에 대한 부담도 있어 선뜻 발을 들여놓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국내 사정과 달리 해외 타이어 업체들의 관심은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다. 글로벌 시장에서 타이어 업체 매물 자체가 희귀한데다 특히 금호타이어의 경우 국내 2위, 세계 12위의 메이커로 상당한 규모와 기술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켐차이나(Chemchina)가 유력한 예비 후보로 거론된다.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켐차이나의 경우 지난해 세계 5위의 타이어 제조사인 ‘피렐리’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몸집 키우기에 나선 상태다.

켐차이나를 필두로 금호타이어에 대한 해외 기업들의 관심은 크게 2가지 포인트다. 기술력과 생산력이다. 타이어 세계 1위 기업인 일본의 브리지스톤이나 2위인 프랑스의 미셰린과 같이 기술력을 갖춘 톱티어들은 금호타이어의 유통채널과 생산공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금호타이어는 최근 신설한 미국 조지아 공장을 비롯해 중국 난징, 창춘, 톈진, 베트남 등 4개국에 9개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고급 브랜드를 지향하는 톱티어 입장에서 중저가 브랜드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 400여개에 이르는 중국 타이어 제조사의 경우 가볍고 튼튼하고 연비 좋은 타이어를 만드는 기술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미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내 주요 타이어 메이커는 기술력이 부족한 중국 제조사로서는 품질을 향상시키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1조원 안팎에서 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금호타이어 인수전은 박 회장의 자금력과 해외 기업들의 인수 의지에 따라 흥행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주식시장은 금호타이어의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연초대비 64%에 이르는 높은 주가 상승률로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매각 주간사는 금호타이어 지분 42.01%에 대한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 중이며, 다음달 9일 예비입찰을 실시한 뒤 내년 1월 본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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