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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언’으로 끝나버린 노벨상 3000명 양성 프로젝트
[헤럴드경제=최상현 기자] 내년까지 노벨상에 도전하는 과학인재 3000명을 양성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이 당초 목표와 달리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미래창조과학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미래부는 지난 2013년초 첫 업무보고에서 ‘오는 2017년까지 기초과학연구원(IBS)에 세계 Top(상위) 1% 과학자 300명을 유치해 노벨상에 도전하는 글로벌 연구리더 3000명을 육성하겠다’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3년 6개월이 지난 올 10월 현재 목표대비 실적은 타 기관 소속 파견ㆍ겸직자, 학생연구원 등 소속에 관계없는 모든 상주인력을 포함해 2164명(72.1%)에 이른다고 미래부는 밝히고 있다.연구지원ㆍ경영지원ㆍ정책기획본부 같은 행정조직(123명)까지 모두 잠재적 노벨상 수상 후보로 포함한 것이다.

그러나 정작 올 10월 말 현재 기초과학연구원에서 근무하는 순수 연구 인력은 1696명으로 목표대비 56.5%로 낮아진다.

미래부는 이에 대해 “발표당시에서 기초과학연구원의 상주인력을 3000명으로 늘리겠다는 의미로 기관 전체가 글로벌 연구리더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라는 선언적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해외 거주 한국인 과학자를 포함해 세계 상위 1%에 드는 우수 과학자 300명을 유치하겠다던 계획도 올해 7월말 현재 53%인 160명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국내에서 활동한 한국인 과학자가 전체 75.6%인 121명을 차지했고 해외 인재 유치는 39명(재외한인 6명 포함)에 불과했다.

IBS 26개 연구단 중 319억원의 예산을 사용한 ‘액시온 및 극한 상호작용 연구단’에는 상위 1% 과학자가 단 한 명도 배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부에서 제시한 ‘세계 상위 1% 우수과학자 기준’은 분야별 피인용도 상위 1% 논문 및 저널(NSC 등) 주저자나 노벨상, 울프상, 래스커상 등 주요 과학상의 수상자로, 유치된 160명의 인재 가운데 주요과학상을 수상한 과학자는 ‘톰슨ㆍ로이터 인용상(톰슨·로이터사가 논문 인용빈도 상위 0.1% 이내인 우수 논문 저술자에게 주는 상)을 수상한 바 있는 유룡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나노물질 및 화학반응 연구단장) 1명에 불과했다.

예산 집행에서의 문제점도 발견됐다.26개 연구단의 올해 예산집행률은 76.8%로 배정된 예산의 20%(500억원) 이상이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미래부는 내년도 연구단 예산을 38억원이나 또 증액 신청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민경욱 의원(새누리당)은 “해외 주요 국가들도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목표를 높게 잡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실현 가능성과 예산 집행 과정에 문제는 없는 지 철저히 따져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상현 기자/bon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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