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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린도어, 반복되는 악몽①]김포공항역 교체 1순위 ‘지목’…알고도 당했다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올해만 세번째 …터졌다하면 대형사고

-김포공항역 전면교체 대상…서울시 한발늦은 대응도 ‘도마에’

-도철 “전동차 출입문 고장 가능성…1인승무 시스템도 원인”



[헤럴드경제=강문규ㆍ이원율 기자]이번엔 알고도 막지 못했다. 지난 5월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 사망사고 악몽이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시가 대대적인 전수조사를 벌여 5호선 김포공항역을 전면교체대상 1위로 지목했지만 공사 시점을 내년으로 잡으면서 안타까운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9일 오전 출근길 5호선 김포공항역에서 30대 승객 김모(36) 씨가 스크린도어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기관사는 김 씨가 끼인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전동차를 출발시켰고, 김씨는 이 충격으로 스크린도어 비상문을 통해 승강장으로 튕겨 나왔다.

[사진=30대 승객이 스크린도어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 승강장에서 역 관계자들이 사고 후 개방해 놓은 스크린도어를 통제하고 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해당 전동차 기관사는 한 승객의 인터폰 신고를 받고 전동차 출입문을 다시 열었다가 27초 뒤 문을 닫고 전동차를 출발해 사고가 발생했다. 기관사가 직접 나와서 확인을 했다면 일어나지 않을 사고였다.

지하철 스크린도어 관련 사망 사고 올해만 세 번째나 발생했고 최근 4년간 비슷한 사고도 8건에 달한다. 스크린도어의 노후화로 안전문제가 제기되는 까닭이다. 시민의 생명을 지킨다는 이유로 2000년대 중반 서울시가 관리하는 지하철 전 구간에 설치한 승강장 안전문이 오히려 시민의 생명을 빼앗는 참사가 잇따라 되풀이 되고 있다. 서울시는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PSD(안전문) 유지보수 특별안전대책과 특별교육 등을 실시했지만 근본적인 처방과는 거리가 멀었다.

김포공항역은 스크린도어의 잦은 고장으로 악명이 높던 곳이다. 2005년 다른 역 4곳과 함께 서울도시철도공사 구간 가운데 가장 먼저 스크린도어를 설치했고 시설 노후화 등으로 소프트웨어 등 분석이 힘들어 장애가 발생해도 명확한 원인을 알아내 처리하기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서울시는 구의역 사고 직후인 지난 6월부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245개 역사의 스크린도어를 전수조사하고 김포공항역을 ‘전면교체 대상’으로 선정했다. 교체 공사는 예산 16억원을 투입해 내년에 시행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의역 사고 이후 올여름 서울 지하철 안전문 전수조사 이후 김포공항역 안전문은 다시 설치하는 것으로 결론난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역시 이번 사고 이전에 이미 김포공항역에서 유독 안전문 고장이 잦았다는 사실을 알고, 대책을 고심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은 “서울시 지하철 스크린도어에서 이처럼 많은 고장과 장애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저가낙찰과 공기단축에 따른 부실공사 때문이다”고 지적하며 시스템 개선, 시설교체를 즉각 시행을 요구한 바 있다.

[사진=30대 승객이 스크린도어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 승강장에서 역 관계자들이 사고 후 개방해 놓은 스크린도어를 통제하고 있다.]

김포공항역 사고와 관련 서울도시철도공사의 1인 승무 시스템도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1∼4호선 열차에 기관사와 차장 등 2명이 탑승하는 것과 달리, 5∼8호선 서울도시철도공사 구간은 1인 승무제로 운영한다. 그동안 도철 노조 등을 중심으로 1인 승무제가 승무원 과로를 가중하고, 이로 인해 승객 안전 관리에 허점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이와관련 나열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직무대행은 1인 승무제로 운영되는 현 시스템상의 한계라며 “기관사가 직접 확인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포공항역 사고에서 승객이 신고했으나 기관사가 직접 나와 승객의 안전을 확인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장에서는 사고원인과 관련, 스크린도어가 아닌 ‘전동차 출입문 고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도시철도 관계자는 “PSD 연관 사고인지, 전동차 출입문 사고인지를 구분해야 하는데, 현 상태에서는 스크린도어보다는 출입문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이번 사고는 스크린도어 원인 아닐 가능성 높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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