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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광버스 화재] 순식간에 불길이 ‘펑,펑’…탑승자 20명 중 절반 사망 ‘참변’
-울산 태화관광 소속 버스, 타이어 파열 뒤 분리대 들이받고 200m 질주하다 화재

-한화케미컬 퇴직자 부부 모임, 중국 여행 후 돌아오다 참변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울산의 한 석유화학업체 퇴직자 부부들이 해외여행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탄 관광버스에서 불이 나 10명이 숨지고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순식간에 불이 버스 전체에 불길이 휩싸여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탑승자들이 많았다.

YTN 방송캡처

13일 오후 10시 11분께 울산 울주군 언양읍 경부고속도로 언양분기점에서 경주 IC 방향 1㎞ 지점을 달리던 관광버스에서 불이 나 전소됐다.

이 불로 운전기사와 승객 등 탑승자 20명 가운데 10명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는 바람에 숨졌다. 나머지 10명은 창문을 깨고 가까스로 탈출했다. 이 가운데 7명은 중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울산 태화관광 소속인 이 버스는 운전기사 이모(48)씨, 여행 가이드 이모(43)씨와 승객 20명 등 모두 22명을 태우고 대구공항에서 출발해 울산으로 가던 길에 사고가 났다.

승객 가운데 14명은 한화케미칼 퇴직자 및 재직자 부부들이며 중국으로 여행갔다가 돌아오다 참변을 당했다. 이들은 1979년 입사 동기로 2011~2012년 은퇴 후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한 부부는 대구에서 먼저 내려 화를 면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버스 조수석 쪽 타이어가 갑자기 파열되면서 차체가 오른쪽으로 쏠리는 바람에 콘크리트 분리대를 들이받으며 200여m를 질주한 탓에 마찰열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관광버스를 뒤따르다가 사고 현장을 보고 119에 신고한 고속버스 기사 정모(46)씨는 “사고 구간이 도로 확장 공사 중이어서 중앙분리대와 2차로에 차선 분리대가 하나 더 있었는데, 불이 난 관광버스는 차선 분리대를 100m 이상 긁으며 달린 것 같았다”며 “관광버스에서 승객 몇 명이 울면서 빠져나온 후 ‘펑’, ‘펑’ 소리가 나면서 순식간에 버스가 불길에 휩싸였다”고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당시 뒤따르던 차량 운전자 등이 관광버스로 달려갔지만, 이미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불길이 번진 것으로 전해졌다. 119 소방대원들도 관광버스의 거센 불길을 잡으려 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소방대원들은 화재발생 50여분 만인 오후 11시 1분 버스에 난 불을 진압했지만 인명피해가 컸다.

특히 콘크리트 분리대에 막힌 차문을 열지 못해 탈출이 지연되는 바람에 희생자가 늘었다. 사고 소식을 들은 유족이 시신이 안치된 서울산보람병원과 좋은삼정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시신이 심하게 훼손되는 바람에 신원확인에 애를 먹고 있다. 시신 훼손이 심해 병원과 경찰이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어 DNA로 확인해야 한다”며 유족들에게 일일이 DNA채취 동의서를 받았다. 경찰은 동의서를 받은 유족들의 입 안에서 DNA를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시신 DNA와 대조하기로 했다.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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