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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본급 4000원 때문에…현대차파업 3조 날렸다
재래시장 상품권 50만원 등 노사 2차 임금협상 잠정합의


현대차 노사가 극적으로 임금협상 2차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내면서 파업 재개라는 최악의 파국을 막았다.

하지만 지난 5개월간 임금협상 과정에서 20차례가 넘는 파업으로 현대차에 3조원이 넘는 손실규모가 발생했고, 나아가 현대차 협력업체들까지 연쇄적 손해를 보는 상황에 이르게 되면서 노사협상 과정이 한국경제에 적잖은 짐이 됐다.

현대차 노사는 12일 밤 임금협상에서 2차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앞서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이후 50일 만이다. 2차 합의안 주요 내용은 기본급 7만2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 + 3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50만원 지급, 주식 10주 지급 등이다.

특히 기본급 인상액은 1차 잠정합의안에서 4000원이 더 올랐다. 재래시장 상품권도 20만원에서 50만원으로 30만원 늘어났다. 노조는 1차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임금 인상안에 동의하지 않아 합의안을 부결시켰다.

이로부터 50일 동안 노사 양측이 대치 국면에 접어들었고 노조는 12년 만에 전면파업까지 강행하면서 현대차 자동차 생산실적은 뒷걸음질쳤다.

총 24차례 파업, 12차례 주말 특근 거부가 이어진 끝에 지난달 30일 기준 생산차질 누계가 14만2000여대, 손실액이 3조1000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파업손실이 3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고, 노조 파업 역사상 최대 규모다. 결국 현대차 노사는 최초 잠정합의안에서 나온 기본급 인상안에 4000원을 더 올리기까지 3조원이 넘는 막대한 금액을 쏟아부은 셈이다. 이는 올해 상반기 현대차 영업이익(3조1042억원) 규모와 맞먹는다.

문제는 이 같은 피해가 현대차 안에서만 끝난다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현대차에 납품하는 1차 부품협력업체 348개사의 손실액이 1조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중소기업계에서는 현대차 협력 중소기업의 하루 피해액이 900억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대차 파업은 우리나라 수출에도 직격탄이 됐다. 고용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수출 차질을 빚은 차량 대수는 7만8000여대에 달한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1억4000만달러(약 1조2800억원)다.

이와 함께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 검토까지 갈 정도로 국민적 피로감이 극에 달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대차 노사가 1993년 이후 23년 만에 긴급조정권 발동 위기까지 직면한 끝에서야 합의안을 도출했다는 얘기다.

다만 경영계 일각에서는 임금인상액이 지난해보다 적어 어려운 영업환경이 반영되는 기존 원칙이 일정 준수됐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기본급 인상안은 8만5000원으로 이번 2차안보다 1만3000원 높았다. 주식 지급도 20주로 이번보다 2배가 더 컸다.

현대차 노사는 14일 노조 찬반투표라는 막판 고비를 남겨두고 있다. 찬반투표를 통과해야 5개월간 끌어온 임금협상 매듭을 지을수 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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