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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 창의성있는 드론행사를 보고 싶다
하늘이 파랗다. 구름도 작품수준이다. 기온도 야외활동 하기에 적당하다. 전형적인 가을 날씨다. 드론 날리기 딱 좋은 계절이다. 드론비행 가능구역이 늘어났다. 드론 띄우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행사도 많아졌다. 지난해 드론관련 대회가 처음 등장했다. 올들어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개 가까이 된다고 한다. 주로 지방자치단체나 정부 부처가 앞다퉈 개최하고 있다. 드론축제, 드론페스티벌, 드론박람회, 드론경연대회, 드론레이싱 등 명칭도 다양하다. 이들은 왜 예산을 투입해 드론행사를 개최할까. 드론 선도의지를 과시하고 해당 기관을 홍보하는 것이 목적일 것이다. 드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고취시키는 것으로 비치고 싶어할 것이다. 언론도 적극적으로 다루고 있다. 일단 드론 대중화의 토대를 닦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하지만 전염병 유행처럼 급격히 늘고 있어 과열 조짐으로도 읽힌다. 과연 드론행사 개최가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일까. ‘남들이 하는데 우리라고 못할소냐’라는 막연한 경쟁심리가 작용한 것은 아닐까. 확실한 비전이나 전략도 없이 마구잡이로 뛰어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소 우려스럽기도 하다. 행사 내용도 대동소이하다. 드론 전시, 교육, 시연비행, 체험비행, 드론레이싱 등은 단골메뉴가 된 듯한 느낌이다. 물론 드론영화제나 수 백 대 드론의 집단 비행 등, 그나마 눈에 띄는 아이템이 간간이 나오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이색적인 소재를 만들어내려는 공무원들의 고충이 상당할 것이다.

일부 행사는 준비 부족으로 관람객 동원에 애를 먹기도 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드론 행사가 창의성 부족, 아이템 비곤으로 기대했던 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 할 경우, 일회성 행사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드론레이싱은 어떤가. 볼거리가 많아서인지 관중도 제법 모인다. 하지만 대회 규정이 둘쭉날쭉이다. 통일된 규정이나 요강이 없다. 이 때문에 일부 참가자들이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스타급 선수 한두명이 상을 휩쓴다. 나머지 선수들은 들러리냐며 한탄하기도 한다.

드론의 생명은 창의성과 다양성이다. 획일적인 드론행사는 창의성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오히려 금방 식상해질 수 있다. 세금으로 이런 행사나 치르냐며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게 될 수도 있다. 언론도 등을 돌릴 것이다.

대부분의 드론행사가 왜 이렇게 판에 박은듯이 진행되고 있을까. 이해가 가는 측면이 없지는 않다. 드론이라는 새로운 첨단기종을 주제로 하는 행사인 만큼, 아이디어를 짜내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처럼 드론관련 행사는 그 취지의 타당성,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내실있는 행사로 치르기가 상당히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드론행사를 접을 것인가. 아니다. 그렇다면 이제 개선방안을 놓고 고민해야 한다. 시행착오도 겪었다. 남들이 하니까 우리도 한다는, 목적의식없는 행사는 안하느니만 못하다. 차근차근 생각해보자. 지금까지는 단순히 볼거리 위주로 프로그램을 짰을 것이다. 앞으로는 무엇보다 드론의 최대 강점인 창의성과 다양성을 살리는데 주안점을 뒀으면 한다. 지역 특성에 맞는 드론활성화 방안을 찾아서 이를 행사에 반영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실생활에 도움되는 드론의 활용을 주제로 하는 것도, 드론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생각해볼만 하다고 본다. 또 장기적으로 행사 메시지의 큰 흐름을 정하고, 해마다 세분화된 메시지를 드론에 담는 아이템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정부도 독창적인 아이템이 있는 드론행사에 대한 지원 방안을 강구하는 등, 창의성을 유도하는 자세로 임했으면 한다. 드론레이싱의 경우, 보다 많은 레이싱 지망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수준별 레이싱 등으로 진행하면 어떨까.

드론행사가 드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유도해 드론 대중화로 가는 길을 닦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머물 수는 없다. 국민적 관심을 국민적 참여로 격상시켜야 한다. 그러자면 변해야 한다. 특히 드론행사의 주된 손님은 청소년들일 것이다. 이들은 꿈을 먹고 산다. 꿈은 창의성의 원천이다. 청소년들이 드론행사를 통해 많은 꿈을 품고 느끼고 배워서, 장래 한국 드론산업의 중추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드론행사를 잘 가꿔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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