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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약업계 글로벌 항해…지주사 전환은 ‘선택 아닌 필수’
가족·족벌경영 탈피 새 기틀 전기
전문성·책임경영 강화에 도움
녹십자홀딩스·동아쏘시오홀딩스등




최근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이 삼성전자에게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의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하면서 지주회사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사태에서도 일본 롯데홀딩스 등이 한국 롯데를 사실상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실질적인 ‘키’를 쥐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업의 복잡한 지배구조의 민낯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내제약사들에게도 지주사 체제 전환은 더 이상 남 얘기가 아닌 현실이다. 지주사 체제 전환은 회사 입장에서 전문성을 키우고 책임경영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실(失)’보단 ‘득(得)’이 많은 변화로 글로벌 기업으로 가기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 코스가 되고 있다. 

그간 유독 가족경영ㆍ족벌경영이 고착화 되어왔던 제약업계가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마련해 한국경제를 이끌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을지 업계는 물론 국민들의 관심도 뜨겁다. 이미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투명경영과 투자유치 등 글로벌경쟁력 강화의 초석 역할을 할 지주회사로의 전환 등 기업구조개편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하면서 매출증대 등의 선순환 효과를 가져오고있다.

▶상위 제약사 이미 대부분 지주사 체제 전환 구축완료=국내 상위 제약사들의 지주사 체제 전환은 이미 자리를 잡은 상황이다. 빠른 곳은 2000년대 초반에 지주사 전환을 확립하고 10년 넘게 체제를 구축,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국내 주요제약사 중 지주회사로 체제를 전환한 회사는 6개사이다. 이들 제약사의 올 상반기 매출액 합계는 2조 3000억원에 이른다. 하반기까지 고려했을 때 지주사들의 매출액은 5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2016년 상반기 기준 가장 많은 매출액인 6163억원을 기록하고 있는 녹십자홀딩스는 업계에서 가장 이른 2001년 지주회사 체제로 변환했다.

녹십자홀딩스는 녹십자, 녹십자EM, 녹십자헬스케어 등을 계열사로 보유하며 사업자회사들의 전체 경영전략 수립과 조정, 신규 전략사업 진출, 출자 자산의 포트폴리오 관리 등을 통해 각 사업자회사들의 경영을 관리하고 있다. 

녹십자 관계자는 “당시 급변하는 국내ㆍ외 바이오산업 환경 변화에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상반기 매출액 4878억원을 기록한 대웅그룹의 지주사 대웅은 녹십자에 이어 2002년 10월 기업분할을 단행했다. 대웅은 자회사로 대웅제약, 대웅바이오, 대웅생명과학 등이 있다.

올 상반기 4025억의 매출을 올린 동아쏘시오홀딩스는 2013년 3월 기업분할을 통해 지주사로 출범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지주사 전환 3년만에 매출액 기준 3위를 기록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자회사로 동아ST, 동아제약, 에스티팜, 동아오츠카 등을 두고 있다.

동아그룹 관계자는 “동아의 지주사 전환 배경은 의약품 사업과 함께 기타 사업부분의 레벨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과 독립적인 경영 및 객관적인 성과평가를 통한 책임 경영체제 확립을 위한 측면이 있었다”며 “경영 투명성을 높여 글로벌 시장 진출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의지도 담겼다”고 말했다.

2007년에 출범한 JW홀딩스도 올 상반기에 349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자회사로는 JW중외제약, JW신약, JW생명과학, JW메디칼 등이 있다. 한미약품 그룹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는 2010년에 출범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3355억원으로 자회사로 한미약품, 북경한미약품, 온라인팜 등이 있다. 2013년 지주사 전환을 통해 지주회사가 된 종근당홀딩스는 상반기 매출액이 138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종근당홀딩스의 자회사는 종근당이다.

▶올 해 휴온스ㆍ일동제약 등 지주사 전환 완료=올 해 기업분할을 한 곳은 휴온스와 일동제약이 있다. 휴온스는 지난 5월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과 사업회사인 휴온스로 체제 전환을 완료했다. 자회사로는 휴메딕스, 휴온스내추럴 등이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 8월 일동홀딩스는 존속회사로 지주사로 출범했고 그 자회사로 일동제약, 일동바이오사이언스, 일동히알테크로가 포진했다.

인적분할을 통해 일동제약은 기존 의약품 사업을 이어가고 물적분할을 통해 신설된 일동바이오사이언스와 일동히알테크는 각각 프로바이오틱스 등 바이오 관련 사업과 히알루론산 관련 사업을 담당하게 된다.

일동 측은 “이번 기업분할로 신사업 개척 및 사업 다각화 등에 탄력이 붙는다면 중장기적으로는 ‘토털 헬스케어 그룹’으로 발전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약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지주사로 전환하는 이유는 경영에 있어 독립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기업과 주주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지주사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적은 지분 가진 오너가 전 계열사 지배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하지만 이런 지주사 체제 전환을 긍정적으로만 바라보는 시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롯데 경영권 분쟁에서도 나타났듯이 지주회사의 일부 지분을 확보한 오너가 전 계열사를 지배하려는 꼼수로 지주사 전환을 악용한다는 의심의 시선도 있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물론 그런 부작용도 있을 수 있지만 지주사 잔환 움직임은 이미 제약업계의 글로벌경쟁력 강화는 물론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라며 “이제는 모든 정보가 주주 등에게 투명하게 공개되기에 지주사 전환은 기업에게 있어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오히려 오너로써 책임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에 기업 성장에 있어선 긍정적인 효과가 많을 것으로 보고있다”라고 말했다.

김태열ㆍ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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