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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대 담론 NO·이익 침해땐 총결집…전운의 대학가
제2·3캠퍼스 조성 갈등

실질적 학교생활변화에 민감

전문가 “시대적 변화·특성 반영”


최근 대학가 곳곳에 강력한 ‘충돌음’이 일고 있다. 취업난과 같은 생존의 벽에 부딪혀 정치적 이슈 등 거대담론에 무관심한 상황은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다만 특정 이슈가 자신의 실질적인 이익과 연결될 때 학생들은 그 어느때보다 뜨겁게 반응하고, 이에 학내 충돌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2일 현재 대학가에서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바로 제2ㆍ3캠퍼스 설립을 둘러싼 논란이다. 사회ㆍ정치적 거대 담론 보다는 단과대 이전과 같은 실질적으로 학교 생활에 영향을 끼칠만한 사안에 학생들은 민감하게 대처하고 있다. 학교의 소통이 미흡한 사업 추진도 문제지만, 일부 학교에선 ‘졸업장 브랜드‘ 훼손 여부가 분규의 밑바탕에 깔려있어 보인다.

지난 10일 오후 10시께부터 서울대 학생들은 시흥캠퍼스 설립 철회를 주장하며 총장실 점거에 들어갔다. 지난 2011년 법인화 논란 이후 5년만이다.

학생들은 학교 측이 지난 8월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 지역특성화 사업자인 한라와 시흥캠퍼스 조성을 위한 실시협약을 체결한 것을 두고 학생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이라며 반발 중이다. 학생회 관계자는 “그동안 학생들은 꾸준히 20만평 규모의 시흥캠퍼스를 설립하는데 들어가는 거액의 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육적인 비전이 뭔지, 조성 후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지 정해진 바 없다는 데 불만이 있다”며 “비밀리에 학교측이 협약을 체결하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서강대에선 발전적인 학교 운영을 위해 경기 남양주에 제2캠퍼스를 건설해야 한다는 학교ㆍ학생 측과 경영난 속에 거액의 투자금이 필요한 사업에 신중해야 한다는 법인 측이 충돌하고 있다. 유기풍 서강대 총장이 법인의 결정에 반기를 들며 사퇴했고, 학생들 역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단식농성, 본관 앞 집회 시위 등의 단체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학생들이 사회 전체의 문제보다 자신에게 직접 영향을 주는 문제에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외부자가 보기엔 이해타산적이라 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교육받는 사람으로서 주장할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하는 것은 사회 변화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풀이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치적인 사안에 치우쳤던 것과는 달리 해당 사안이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합리적으로 따지고 의견을 내거나 행동에 나서는 것이 과거와 현재 대학생의 특성을 가르는 가장 큰 요소”라고 했다. 

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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