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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값부담ㆍ입주폭탄에…임대로 눈 돌리는 사람들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인천 남구 도화동에 사는 최 모(39) 씨는 전세 계약 만료 시점에 집을 장만하기로 했다. 그러나 기대가 절망으로 바뀌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청약에 나서자니 분양가로 인한 대출금액이 부담스럽고, 형편에 맞추자니 낡고 비좁은 집만 후보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기업형 임대주택(이하 뉴스테이)로 눈을 돌렸다. 안정적인 주거생활을 바탕으로 두 번째 기회를 노리기로 한 것이다.

높은 주거비 부담으로 최 씨처럼 임대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입주 초기 큰 목돈이 들어가지 않아 자금 부담이 덜해서다. 최 씨는 “임대료가 낮지 않지만, 오른 전셋값을 대출금으로 충당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했다”며 “보증금 인상 부담이나 분양 전환했을 때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적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높은 주거비와 입주 예정물량 부담으로 임대시장에 온기가 퍼지고 있다. 입주비가 적고 임대료 상승률이 제한돼 안정적으로 미래계획을 준비할 수 있어서다. 사진은 지난 8월 GS건설이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서 선보인 ‘동탄 레이크자이 더 테라스’ 견본주택 모습. 이 단지는 뉴스테이로는 최고 경쟁률인 26.3대 1을 기록했다. [사진제공=GS건설]

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1월~9월) 수도권에서 공급된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210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평균 분양가(1127만원)보다 7.36% 증가한 숫자다. 특히 서울은 올해 평균 분양가가 3.3㎡당 2206만원으로 지난해(1946만원)보다 13.36% 올랐다. 지난 2008년(2171만원) 이후 8년 만에 3.3㎡당 2000만원 시대가 열렸다.

천장이 뚫린 건 일반 아파트 매매가와 전셋값도 마찬가지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는 2년 전보다 10.55% 상승했다. 전셋값은 매매가의 두 배를 웃도는 23.02%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주거비의 무게는 경기보다 서울에 거주하는 서민의 어깨를 짓눌렀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지난 9월 서울 가구당 평균 월세는 2년 전(2014년 9월)보다 3.21% 상승한 127만이었다. 가구당 보증금은 7778만원으로 무려 14.71% 올랐다. 경기는 같은 기간 월세와 보증금이 각각 4.54%, 9.23% 올랐다. 인천은 월세가 9.71%, 보증금이 2.45% 증가했다.

입주 예정물량에 대한 부담은 실소유자를 머뭇거리게 하는 요인이다. ‘지금’ 또는 ‘이후’의 갈림길 속에서 대출 상환능력을 계산해야 해서다. 건설사의 밀어내기식 분양으로 내년과 2018년 전국 입주물량은 각각 37만 4230가구, 38만 972가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평균적으로 한해 입주 물량이 20~30만 가구임을 고려하면 입주 폭탄으로 인한 분양시장의 충격파는 작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매매 전환 시기의 고민은 ‘안정적으로 머무르기’로 귀결되기도 한다. 특히 새 아파트는 계약 이후 입주까지 2~3년의 대기시간이 불가피해 임대료 부담을 가중할 가능성도 크다. 뉴스테이나 공공임대 아파트가 반사이익을 받은 이유다.


임대시장의 청약성적은 두드러졌다. 지난 7월 LH가 미사강변 A24ㆍ25블록에 공급한 10년 공공임대 1순위 청약은 각각 12.66대 1, 7.68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지난 8월 GS건설이 지난 8월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 B-15ㆍ16블록에 선보인 ‘동탄 레이크자이 더 테라스’도 1순위에서 평균 경쟁률 26.3대 1로 마감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중산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공급되는 뉴스테이는 입주 이후에도 임대료 인상에 대한 부담을 낮추는 서비스로 만족도가 높다”며 “다만 주변 시세를 고려해 초기 임대료를 정하기 때문에 일부 지역에선 높은 임대료는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기도 곳곳에서 뉴스테이와 공공임대 아파트가 눈길을 끈다. 롯데걸설은 경기도 화성시 반월동에 ‘신동탄 롯데캐슬(1185가구)’를 공급 중이다. 4년 이상 장기계약시 4년 동안 임대료 상승이 없고 샤롯데 서비스를 제공 받는다. 우미건설은 이달 충북혁신도시 B4블록에서 첫 뉴스테이인 ‘충북혁신도시 린스테이(1345가구)’를 공급한다. 같은 기간 LH는 경기도 시흥배곧신도시 B1블록(689가구)ㆍB5블록(540가구)에서 10년 공공임대 아파트를 선보인다. 11월에는 한화건설이 인천시 남동구 서창2지구 13블록에서 뉴스테이 ‘인천 서창2지구 꿈에그린(1212가구)’을 공급한다. 교통여건과 생활인프라, 배후수요가 장점이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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