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10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비판하고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호평하며 정반대의 평가를 내렸다. 유 의원은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절차를 잠정 중단하고, 북핵을 완전히 폐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다시 하자’는 문 전 대표의 주장을 두고 “배치에 대해서 반대에서 찬성으로 입장은 변했지만, 사드 배치는 여전히 중단하라는 모순”이라고 질타했다. 반대로 안 전 대표의 ‘대한민국은 창업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자신의 ‘혁신성장론’ 요지와 부합한다고 추켜세웠다.
[사진=여권 대선주자인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가운데)은 10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야권 대선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왼쪽)의 ‘사드 배치 절차를 잠정 중단’하라는 주장은 “모순”이며,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오른쪽)의 창업국가론은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
유 의원이 야권 후보들에 대해 상반되게 평가한 배경에는 대선주자들의 외연 확장 시도와 맞물려있다. 안보 분야는 보수를 강조하면서도 경제ㆍ사회적으로 중도를 표방하는 유 의원의 색깔을 부각하기 위해 문 전 대표와 각을 세우고 안 전 대표는 포용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여권에서는 이미 ‘좌클릭’으로 시작된 경쟁이 활발하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수도 이전, 모병제 전환 주장에 대해 야권에선 상대적으로 호평하지만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 유 의원 등 여권 잠룡들은 일제히 혹평했다. 김 전 대표는 유 의원의 ‘중부담 중복지’를 위시한 정치권의 증세론에 대해 “사이비 처방”이라고 강하게 견제한 바 있다.
여야 대선주자들의 피아(彼我) 구별 없는 난상 토론은 내년 초 치러질 후보 경선을 앞두고 결국 당내 1인자가 되어야 한다는 대권 가도의 특성이 반영돼있다. 아울러 대선을 1년여 앞두고 경쟁 구도를 만들어 대선주자로서 몸집을 키우고 이목을 끌겠다는 심산도 있다. 한 여권 대선주자 관계자는 “지금은 경쟁자들끼리 분위기를 띄우고 구도를 만들어가는 시기”라며 “여권이든 야권이든 상대 후보가 비판하고 언급하면 오히려 고맙다”고 말했다. 다만 가장 유력한 후보인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내년 초 본격적으로 대선에 등판하기 전까지는 넘나드는 견제구가 ‘몸풀기’에 불과할 것이란 관측도 무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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