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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악한 美 대선 ⑤]13세 소녀 성폭행도?…대선 쟁점 된 트럼프 성추문의 역사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장녀 이방카 트럼프까지 등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의 과거 외설적 대화 내용들이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각종 여성 비하 발언들과 13세 소녀 성폭행 논란까지 도마에 오르는 등 문제가 되고 있는 트럼프의 말과 행적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한 익명의 여성은 자신이 열세 살이었던 1994년 금융업자인 제프리 엡스타인이 뉴욕에서 주선한 파티에 갔다가 트럼프와 엡스타인에게 강간당하고 성폭행당했다며 지난 6월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소송을 제기한 여성은 성폭행 현장을 목격했다는 다른 여성의 증언도 첨부했다.

성 추문과 함께 여성에 대한 과거 발언들도 물밀듯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WSJ에 따르면 그는 2001년 ‘하워드 스턴 쇼’에서는 게스트에게 “내가 원하면 당신이 가진 어떤 여자든 내가 데려올 수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7일 워싱턴포스트(WP)가 공개한 녹음 파일에 따르면 2005년 ‘액세스 할리우드’ 녹화를 앞두고 NBC연예 프로그램 진행자 빌리 부시와 버스 안에서 나눈 대화에서도 “당신이 (나와 같은) 스타면, 당신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며 “XX를 움켜쥐고, 어떤 것도 할 수 있다”고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

부시와 나눈 당시 대화에 담긴 발언은 이뿐만이 아니다. 트럼프는 유부녀에게 접근했던 경험을 거론하며 “그녀에게 엄청나게 세게 대시했는데 거기까지는 가지 못했다. 그녀는 결혼한 여자였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날 갑자기 그녀를 보니깐 커다란 가짜 가슴에 얼굴도 완전히 바뀌었더라”고 덧붙였다.

녹화장에 도착할 무렵 마중 나와 있던 여배우 아리안 저커를 목격한 후에는 “혹시 키스를 시작하게 될지도 모를 경우에 대비해 (입냄새 제거용 사탕인) ‘틱택’을 좀 써야겠다”고 말했다.

CNN이 공개한 인터뷰 파일에 따르면 2004년 하워드 스턴 쇼에서는 딸 이방카까지 등장한다. 하워드 스턴이 “이방카를 ‘성적으로 끝내주는 여자(a piece of ass)’로 불러도 되느냐”고 묻자 트럼프는 웃으며 “그래라”고 답했다.

대선 레이스에 들어서서도 태도에는 변화가 없었다. 경선 경쟁자였던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 패커드(HP) 최고경영자(CEO)를 겨냥해 “저 얼굴 좀 봐라. 누가 저 얼굴에 투표하고 싶겠나”고 말하는가 하면 본선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될 얼굴이 아니다”며 인신 공격을 퍼부었다. 힐러리가 지난해 민주당 대선주자 토론에서 휴식 시간을 이용해 화장실에 갔다가 약간 늦게 들어온 것을 두고 ‘역겹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대선 레이스 과정에서 대면하게 되는 여성 언론인들에 대한 공격도 잇따랐다. 지난해 폭스뉴스 여성앵커 메긴 켈리를 섹시한 외모의 여성이 머리가 비었다는 뜻의 ‘빔보’라고 부른 것이 대표적이다. 허핑턴포스트 창립자인 아리아나 허핑턴을 겨냥해 “안팎으로 매력이 없다”고 말하는가 하면 자신의 파산 의혹에 대한 칼럼을 작성한 뉴욕타임스(NYT)의 게일 콜린스에게는 그의 사진에 동그라미를 친 뒤 “개의 면상”이라고 적어 칼럼 복사본과 함께 보내기도 했다.

이 밖에도 수많은 여성 비하 발언들이 지속적으로 트럼프의 발목을 잡으면서 여성 유권자 표심을 확보해야만 하는 트럼프의 대권 행보는 차질을 빚게 됐다. 트럼프는 부시와의 대화 내용이 공개된 뒤 즉각 사과했지만 여성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트럼프는 논란이 일자 “개인적 농담이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이것은 탈의실에서 주고받을 수 있는 그런 농담이고 오래 전에 있었던 사적이 대화다. 빌 클린턴은 골프장에서 내게 훨씬 심한 말도 했고, 나는 거기에 미치지도 못한다”며 “다만 누군가 상처받았다면 사과한다”고 밝혔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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