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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귀족들만 즐겼던 조선 카페트
경운박물관 ‘조선철’전시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조선시대에도 카페트가 있었다?

조선철은 염소와 같은 거친 짐승의 털(모사)을 씨실로 해 문약을 짜 맞춘 직물로, 일반적으로 그 위에 먹이나 안료로 선이나 그림을 그렸다. 삼국시대부터 외국에 특산품으로 보내진 이 직물은 일본에서는 귀족 집안의 걸개나 깔개로 사용됐다. 조선철이라는 명칭은 일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조선에서 온 철직(타피스트리기법)물이라는 뜻이다. 한국에서는 어떤 모사를 사용했느냐에 따라 ‘모담’, ‘담’, ‘계’로 불렸다. 조선철의 문양은 한국의 토속성이 드러나는 호랑이, 사자, 봉황, 매화 등이 중심을 이룬다.

조선철 오학병화도(五羽鶴甁花圖, 117×327

조선시대에도 생산은 계속 됐으나 온돌 보급 등 생활문화 변화로 카펫 사용이 줄어들면서 조선철이 자취를 감춘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세종실록에 따르면, 양탄자 종류를 국왕이나 외교관계 외에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급격하게 사라진 것으로 학계는 보고있다.

국내에는 한국자수박물관에 방장으로 사용하던 2점만 남아있다.

이를 만나볼 수 있는 ‘조선철을 아시나요-일본에 전래된 조선 카페트’전이가 경기여고 100주년 기념관내 위치한 경운박물관에서 내년 2월 28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선 일본 교토 기온재단 고문인 요시다 고지로 선생의 소장품 36점이 소개된다. 전시작들은 18세기부터 19세기 초반까지 제작된 것들로, 새, 나비, 동자, 사자 등 한국의 풍수나 중국의 고사를 다양한 색으로 풀어냈다. 특히 5학병화도와 팔접도 등 섬세한 수놓기와 자세한 문양이 촘촘하게 새겨 넣은 조선철과 사자국당초도와 같이 화려한 무늬가 눈에 띄는 조선철도 있다.

요시다 선생과 함께 조선철을 연구한 고(故) 민길자 교수의 16~18세기 작품 모사본도 전시된다.

장경수 경운박물관 관장은 “조선시대 양탄자 혹은 깔개가 있었다는 걸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일본에 전래된 조선 카펫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전시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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