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단위계획으로 통합개발
한강변아파트 35층 층수제한
사업속도도 1~2년 지연 불가피
실망매물·가격조정 불보듯
서울 한강변의 노른자 땅 압구정동이 ‘지구단위계획’으로 개발된다. 1970년대 지어진 아파트 24개 단지를 6개 구역으로 나눠 ‘통’으로 개발하고, 압구정초등학교의 위치를 이동하며 동호대교 밑에 조망명소지를 설치해 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한다.
하지만 층고 완화 요청이 무시되고 사유지를 공원화한 내용 등에 대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어 사업 추진까진 진통이 예상된다. 아파트 지구만 따로 재건축하지 않고 현대백화점ㆍSM본사 건물이 있는 압구정로변도 지구단위계획에 묶여 전체 사업이 완성되기까지 장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구현대아파트 등 재건축 추진 단지의 실망 매물 출회와 가격 조정이 예상된다.
7일 시에 따르면 시는 115만㎡ 부지에 24개 단지 1만여 가구가 거주하는 아파트 지구를 6개 구역으로 나눠 개발한다. 주거지역은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한다. 압구정역 역세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1번 출구 일대를 랜드마크존으로 조성한다. 압구정역 5거리는 4거리로 바뀐다. 랜드마크 존은 준주거지역 용도지역으로 종상향시켜 눈에 띄는 디자인의 40층짜리 주상복합이 들어서도록 한다.
압구정 초등학교는 성수대교 옆으로 위치를 옮기고 성수대교 아래를 가로지르는 지하도로를 만든다. 교통이 압구정로로 집중되지 않도록 이면부 순환 교통체계를 갖추고 성수대교 옆쪽으로 한강으로 건너가는 입체보행시설을 만든다. 다양한 공공공간 확보하며 디자인 특화 단지를 유도한다.
구 현대아파트 위쪽 한강변에 조망 명소과 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한다. 다만 상위 계획인 한강변 관리 기본계획에 따라 구역별 용적률과 공공기여 비율(대부분 15%ㆍ구현대 16.2%), 층수를 제한한다. 아파트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35층 이상 초고층이 불가능하다.
시는 압구정 지구뿐 아니라 여의도, 반포 등 70년대 지정된 ‘아파트지구’를 지구단위계획으로 순차 전환을 추진 중이다. 재건축 시 신도시급 인구가 입주해 도로 등 기반시설, 교통여건, 주변지역과의 연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광역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아울러 계획 초기 단계에서 지구 전체에 대한 교통영향 평가를 수행해, 도로 신설, 도로폭ㆍ선형 변경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는 오는 13일 공람 공고해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관련 부서 협의를 거쳐 내년 초에 도시건축공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에 대해 강남구는 개발기본계획 용역비의 50%를 부담하고 있는 구와 사전 협의나 동의없이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행정행위 남용”이라고 반발했다.
강남구는 “지구단위계획 전환으로 인해 재건축 추진 사업 속도가 1~2년 지연되는 것은 필수 불가결하다”며 “사업 지연에 따른 불이익에 대한 주민들의 극심한 반발이 예상되므로 기존에 추진해 온 개발기본계획을 일정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의 한강변관리기본계획 등 기존 상위계획 기준 준용 방침에 대해선 “한강변 35층 아파트 층수 제한 등의 건축 규제를 더욱 공고하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압구정지구의 지구단위계획 전환에 대해 시장은 장기적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 평가와 개인 재산권 침해라는 부정적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어차피 35층 이상이 안될 가능성이 농후한 상태에서 일단 결론이 나서 앞으로 흐름은 좋을 것”이라며 “용적률이나 층고 제한에서 비교적 여유로운 저층단지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구에선 종상향으로 50층 재건축을 추진하는 은마아파트 등이 이번 계획으로 인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고층이지만 대지지분율이 큰 잠실주공5단지, 잠실장미, 진주아파트가 압구정 아파트가 35층으로 묶인데 따른 반사이득을 볼 단지로 꼽히고 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