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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차배터리 글로벌 톱…구본무 ‘뚝심의 리더십’
폴란드에 유럽최대 공장
구본무 회장 열정·도전의 결실
2차전지 25년전 성장동력 확신
위기때마다 독려 또 독려
2011년부터 흑자 행진
연매출 7조 목표향해 매진


폴란드에 유럽 최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를 세우는 것을 계기로 LG화학이 세계 처음으로 글로벌 4각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되면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뚝심과 끈기의 리더십’이 재조명 받고 있다. LG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 성과는 온전히 구 회장의 열정과 도전의 산물인 까닭이다.

구 회장은 일찌감치 2차전지 사업을 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과감한 투자와 연구개발을 주문했다. 이 같은 그의 결정은 LG화학이 전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게 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LG화학의 2차전지 사업 시작은 25년 전인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부회장이었던 구 회장은 그룹의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떠났던 영국 출장길에서 우연히 2차전지를 접한다. 한번 쓰고 버리는 건전지가 일반적이었던 시절, 충전을 하면 여러 번 반복 사용이 가능한 2차전지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는 2차전지에서 미래 사업의 가능성을 엿본다.

구 회장은 귀국하면서 제품 샘플을 가져와 당시 계열사였던 럭키금속에 2차전지를 연구하도록 지시했다. 이후 1996년 2차전지 연구 프로젝트는 LG화학으로 이전된다. 리튬전지가 음극재, 양극재, 전해질 등 화학물질로 구성돼 있는만큼 소재분야 연구에 강점이 있는 LG화학이 전담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 구 회장은럭키금속의 전지 연구조직을 LG화학으로 이전시켜 연구를 계속 진행토록 했다.

하지만 성과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1997년 LG화학 연구진들이 처음으로 소형전지 파일럿 생산에 성공하긴 했지만 대량 양산에는 나설 수 없었다. 품질이 따라주질 않았고, 일본 선발업체들의 기술력을 따라잡기에 역부족이었다. 수 년간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여기저기서 제기됐다.

그러나 구 회장은 “포기하지 말고 길게 보고 투자하고 연구개발에 더욱 집중하라. 꼭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다시 시작하라”고 독려했다.

LG화학은 2005년 2차전지 사업에서 무려 2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다. 하지만 이 때도 구 회장은 이 사업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다. 그는 “2차전지 사업은 우리의 미래 성장동력”이라며 “끈질기게 하면 반드시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다시 한번 임직원을 다독였다.

‘지성이면 감천’ 이라고 2011년을 즈음해 그의 경영철학은 마침내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LG화학은 그해부터 2차전지 사업에서 흑자를 냈다. 수년 간에 걸친 적자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연구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결과다.

LG화학은 현재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중대형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경쟁력 1위로 평가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네비건트 리서치’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경쟁력 평가’에서 LG화학을 2013년에 이어 2015년에도 ‘세계 1위’ 기업으로 꼽았다.

이 회사는 우수한 제품력과 글로벌 생산 인프라를 앞세워 현재까지 29개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부터 무려 36조원어치의 배터리를 공급해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이같은 사업성과에 힘입어 회사의 비전은 날이 갈수록 희망적이다. LG화학은 이 사업이 앞으로 연 평균 55% 이상 성장할 걸로 보고 있다. 이같은 계산에 따라 이 회사는 오는 2020년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연간 7조원의 매출실적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단기적인 사업성과를 내는 데만 힘썼다면 LG가 전기차 배터리 등 2차전지 부문의 글로벌 리더기업으로 성장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든든한 회사 자산이라고 믿었던 구 회장의 확고한 경영철학이 오늘의 LG화학을 만들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윤재섭 기자/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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