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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푸드]2030 사로잡은 ‘단짠’ 열풍 왜?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2014년 출시 3개월 만에 5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허니버터칩, 2016년 폭염 속에서도 줄서기를 마다 않은 쉑쉑버거 인기의 배경엔 2030 세대들의 입맛 트렌드로 자리잡은 ‘단짠’ 광풍이 따라온다.
‘단짠’은 단 것을 먹은 후 짠 것을 먹으면 끊임없이 먹을 수 있다는 데서 데에서 등장한 신조어다. 현재는 달콤한 맛과 짭짤한 맛을 동시에 즐기는 제품을 뜻하는 식품업계 대명사이자, 달달하고 눈물나는 로맨스를 뜻하는 대중문화 용어로까지 발전했다.
단 맛과 짠 맛을 동시에 담아낸 허니버터칩의 히트로 식품업계에선 미투 제품이 줄을 이었다. ‘쉑쉑버거’는 2030 세대가 즐겨찾는 강남 한복판으로 입성, ‘단짠’ 트렌드를 즐기는 이들을 공략했다. 다른 버거에 비해 짠 맛이 강한 것이 특징인 이 버거는 ‘쉐이크쉑’ 버거의 줄임말로, 쉐이크와 함께 먹는 버거를 뜻한다. 달콤한 쉐이크에 짭조름한 버거의 조화가 강렬하다. 


▶ ‘단짠’ 열풍의 이유= ‘단짠’ 트렌드는 완전히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소위 ‘디저트 배는 따로 있다’는 젊은 여성들의 입버릇처럼 많은 여성들이 ‘단짠’ 맛을 찾아내는 데에는 달인에 가깝다. 맵고 짠 식사 뒤 언제나 달콤한 디저트를 먹는 여성들이 이미 상당수다.강재헌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단맛과 짠맛 모두 식욕을 돋우는 맛으로, 두 맛의 선호현상은 본능적인 감각”이라고 말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접근, 흔히 단 맛의 경우 ‘불황이 장기화될 때’(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트렌드리포트2016’) 찾는 맛으로 알려져있다. 실제로 오랜 기간 경기불황에 허덕였던 일본은 10년간 디저트 시장이 급성장했다.
강재헌 교수는 “짠맛의 경우 한국인들의 식습관에 깊숙이 자리잡은 입맛이며, 단맛의 경우 스트레스가 심하고 피로할 때, 우울증이 동반해 뇌에 세라토닌 수치가 낮아질 때 찾게 되는 경향이 크다”라며 “단 음식을 섭취하면 일시적으로 세라토닌 수치가 높아져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고 말했다. 특히 가을, 겨울에 세라토닌의 양은 낮아져 뇌는 자연스럽게 단맛을 더 많이 찾게 된다. 

감자칩은 기본, 견과류에 아이스크림까지=중독성 강한 두 맛이 트렌드로 자리잡자 식음료업계 역시 발 빠르게 붐업에 앞장서고 있다. 지금의 이 트렌드는 단맛과 짠맛의 연쇄적인 끌림을 아예 하나의 제품 안에 담아내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극단적인 미각을 찾아나섰던 소비자들에게 조화의 신세계를 깨워주는 제품들이다.
허니버터칩을 시작으로 업계에선 ‘단짠’ 맛이 강화된 과자나 아이스크림은 물론 견과류까지 내놀고 있다. 특히 ‘단짠’의 맛을 내기 쉬운 스낵에서 종종 발견된다.
감자칩 브랜드 프링글스는 감자칩의 담백한 맛에 달콤한 카라멜과 고소한 버터향을 더한 ‘프링글스 버터카라멜’을 선보였다.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춰 올 3월 한국에서 단독으로 출시된 상품이다.
강재헌 교수는 “단짠의 조화는 특별히 한국인이 선호하는 맛은 아니”라며 “감자칩의 가장 큰 특징은 기름맛과 소금맛의 조화인데, 거기에 허니버터칩이 ‘단 맛’이라는 무기로 선풍적 인기를 모은 이후 식욕을 돋우는 이 세 가지 맛을 섞어 시장을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이마트 자체 브랜드인 피코크 ‘스윗&솔트 팝콘’, 세븐일레븐의 자체 브랜드 과자 ‘초코는 새우편’도 중독성 있는 달고 짠 맛의 제품이다.
아이스크림 업계에도 새 바람이 불고 있다. 달달하기만 했던 아이스크림에 짭짤한 맛을 가미하니 독특한 조합이 태어났다. 맥도날드의 새로운 디저트 제품인 ‘솔티드 카라멜 와플콘’은 카라멜과 소금이 조화를 이뤘다. 


▶ ‘단짠’ 열풍의 함정=한없이 끌리는 맛이지만‘단짠’ 열풍엔 치명적인 함정이 있다. 손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면 하루 권장 당분, 나트륨 권장량을 다 먹어치워 밥보다 높은 칼로리를 채우게 된다.
201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DRI)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당류 섭취량은 61.4g으로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총열량 중 섭취량 비율(10%)보다 높다. 한국인의 소금 섭취량 역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 섭취량보다 2배나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49세 사이 성인 여성의 하루섭취권장량은 1900㎉으로, 당분섭취량은 50g(세계보건기구 기준), 나트륨은 2000㎎을 권장량으로 설정돼있다.
허니버터 맛을 내는 모사의 견과류 제품의 경우 250g 한 봉지 안에 하루 섭취 당분 권장량의 90%, 나트륨은 35%가 포함돼 있다.아쉬운 마음에 한 봉지를 다 먹고 또 다시 손을 댄다면 다이어트는 물 건너간 셈이다.
강재헌 교수는 “당류의 경우 과다 섭취할 경우 비난 당뇨 고지혈증 심혈관 내혈관 질환을 유발하고, 나트륨의 과다 섭취는 위염과 위암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단짠’ 음식을 과다 섭취하면 소화 불량은 기본 복부 팽만, 속 쓰림 등의 증상이 동반되니 저염식 식단을 유지하며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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