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직원의 임금을 체불한 ‘불량’ 공공기관이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경영평가에서 최고(AㆍB) 등급을 받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공공기관은 두둑한 성과급도 챙겼다.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사진＞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간 경영평가 대상 공공기관 중 총 24개의 기관이 직원의 임금을 체불했음에도 불구하고 C 이상의 경영평가 등급을 받았다.
이들 공공기관의 총 체불금액은 23여억원, 체불근로자 수는 3530명에 달했다. 이 중 3개 기관은 A등급을 받기도 했다. 기재부의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기준에 따르면 C등급 이상의 기관에는 성과급이 지급된다.
이 의원은 “임금체불 공공기관이 성과급을 지급받을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임금체불에 대한 정부의 안이한 인식과 태도를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기재부의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기준에는 노사관리 항목이 포함돼 있다.
이 의원은 “정부는 체불임금이 증가한 것을 두고 경기 탓을 하지만 우리보다 국내총생산(GDP)이 3배나 되는 일본의 체불임금 규모는 우리의 1/10에 불과하다”며 “우리 정부의 의지가 그만큼 부족하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했다.
이 의원은 또 “공공기관 평가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는 경제부총리가 임금체불 여부를 적극적으로 평가에 반영하는 한편, 임금체불 해당 기관의 장과 상임이사에 대한 해임 건의 등을 포함해 모든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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