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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유가 지속에 수주 ‘반토막’…해외 건설업계 ‘잔인한 10월’
포스코건설·ENG 각 500명 감원



올해 종합시공능력평가 3위 포스코건설과 37위 포스코엔지니어링이 이 달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자산매각ㆍ흡수합병ㆍ인력감축 등이 시작됐다. 해외수주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엔지니어링과 해외건설 부문이 저유가 장기화에 따른 중동지역 발주가 급감하면서 타격이 컸다. 해외건설 비중이 큰 건설사들이 연말에 해외사업 부문 조직 축소 등 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이날부터 18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올해 입사자를 제외한 모든 사원이 대상이다. 포스코그룹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이달 말까지 계약직을 포함해 전체 인원의 50%를 정리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정직원수는 1050명이며 계약직을 포함하면 1200명이다. 회사는 앞서 지난달 30일 이같은 내용으로 사내에 안내문을 띄웠다. 

포스코는 포스코엔지니어링의 매각 또는 포스코건설과 합병을 추진한다. 해외 EPC(설계ㆍ조달ㆍ시공) 업황이 악화해 엔지니어링 부문만 따로 인수할 만한 기업체가 국내에선 거의 없다는 점에서 매각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선 포스코건설로의 흡수합병 가능성이 더 높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지난해 해외 EPC 손실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Lessons Learned 태스크포스팀’을 꾸리는 등 체질 개선 작업을 벌였지만,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을 피하진 못했다.

얄궂게 희망퇴직을 시작하는 이날은 회사를 창립한 지 정확히 40년되는 날이다. 포스코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인력과 조직 구조조정 규모가 작지 않을 것이어서 내부적으로 조직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스코건설도 그룹차원의 구조조정에 발맞춰 이달 중 500명 규모로 감원할 예정이다. 감원 규모는 계약직을 포함해 전체 5350명인 직원수의 10% 가량이다. 포스코건설은 인천 송도에 있는 사옥을 매각하는 절차도 밟고 있다. (주)부영 등 매입희망 기업과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송도사옥의 감정평가액은 300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옥을 매각한 뒤에도 포스코건설이 사무공간을 통째로 임대ㆍ관리하는 마스터리스(책임임차)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포스코 건설업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해외건설 업황이 악화한 데다 전망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은 올 상반기에만 177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해외플랜트 부문은 중동과 브라질 지역 프로젝트 4~5개가 적자 전환하면서 적자액이 2675억원에 달했다. 하반기들어 적자폭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창사 이래 첫 연간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은 실적 악화의 배경으로 두가지를 든다. 즉 ‘집토끼’로 불리는 그룹 내부시장(captive market)과 해외공사 감소다. 과거 건설업황이 좋지 않을 때 포스코건설은 그룹 계열사 발주 물량을 소화하며 이익 감소분을 상쇄했다. 하지만 그룹 전반적인 어려움으로 계열사 발주물량이 전체 수주액이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40%에서 최근 1~2년 새 8~9%로 크게 줄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인력ㆍ조직 구조조정에 대해 “내년과 내후년의 건설시장이 해외 뿐 아니라 국내서도 좋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이런 위기상황에서 생존하기 위한 불가피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외수주 시장에 찬바람이 불어 올해 건설사 해외수주액은 2006년 이래 최저가 예상된다.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종합정보를 보면 4일 현재 수주액은 186억6797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급감했다. 수주건수도 21% 줄어든 396건에 그쳤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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