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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지부 찍지 못한 사드입지 선정…지역 반발 고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국방부가 30일 사드를 성주군보다 김천시, 원불교 성지에 더 가까운 성주골프장에 배치하기로 하면서 김천시와 원불교가 반발하고 있다. 국방부가 애초 설명 대상으로 삼은 성주군, 김천시 중 성주군수는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김천시는 외면했다.

국방부의 설명이 반쪽자리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국방부는 선정 결과를 공식 발표하지 않고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국방부는 지금까지 사드 입지 선정을 위해서는 지역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수 차례 강조해왔다.

김천 시민들이 지난달 성주골프장이 유력한 사드 입지로 알려지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사진=YTN 방송화면 캡쳐]

그러나 김천시 측이 크게 반발하면서 사드입지 선정의 종지부가 찍히지 않는 양상이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지난 30일 오전 10시께 경상북도, 성주군, 김천시를 찾아가 사드배치 제3후보지가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으로 결정됐다고 통보했다.

성주군 금수면 염속산, 수륜면 까치산, 초전면 달마산(성주골프장) 등 3곳을 후보로 하고 부지 선정의 6가지 기준을 적용한 결과, 성주골프장이 가장 뛰어나다는 것.

3곳의 후보지가 모두 성주군 내에 있어 다른 여건은 큰 차이가 없었고, 다만 성주골프장은 도로, 전기 등 기반시설이 마련돼 있어 우수하다고 평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지난 7월 성주군 성산포대를 사드 최적지로 발표해놓고 성주 주민들의 반발로 결과를 뒤집었기 때문에 또 뒤집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방부 역시 김천시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할 경우, 이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명분이 약한 상태다.

성주 군민들도 이번 국방부 결정을 모두 환영하는 건 아니다.

성주 성산포대에 사드가 배치되는 건 안 되고, 성주골프장에 사드가 배치되는 건 된다고 받아들일 경우 성주 군민들 모두 님비(NIMBY: 우리 마을은 안 된다) 현상이나 지역 이기주의로 매도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성주 시민들은 여전히 사드 반대 운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성주 사드배치 철회투쟁위원회는 앞으로 계속 사드 반대를 위한 촛불문화제 등의 행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김천시 측은 지금까지 성주골프장 사드 반대 의사를 지속적으로 강력하게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방부가 성주골프장으로 결정한 것에 반발해 사드 반대 운동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박보생 김천시장, 배낙호 김천시의회 의장은 30일 국방부 발표가 나온 뒤 기자회견을 갖고 “성주골프장 사드 배치를 막지 못해 시민께 죄송하다”며 “앞으로 사드반대 투쟁위와 공동으로 시민 피해를 막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국방부가 보인 이해할 수 없는 행태에 대한 비난도 지속될 전망이다.

국방부는 29일 김천시 측에 “30일 오후 2시 사드 관련 설명을 위해 방문하겠다”고 통보했다가 30일 당일 오전 10시에 설명하겠다며 시간을 앞당겼다. 이에 김천시장은 만남을 거절했다.

박 시장은 “오후 2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갑자기 오전 10시에 찾아와 설명하겠다고 해 만남을 거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오후 3시 의견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국방부 공식 브리핑과 김천시장 사전 설명이 이뤄지지 않자 이를 무기한 연기했다.

성주골프장 결정에 원불교도 강력 반발하고 있다.

성주골프장과 직선거리로 500m 거리에 원불교 2대 종법사인 송규 종사의 생가터, 구도지 등이 있기 때문이다.

성주 성산포대 결정 이후 성주 군민들의 강한 반발이 사태를 원점으로 되돌린 것을 감안해 김천시민, 원불교 관계자 등의 반발이 이어질 전망이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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