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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속 않고 승강장 들이받아”…美뉴저지역서 열차충돌
주지사 “1명 사망·108명 부상”

허드슨 강 건너로 뉴욕 맨해튼의 빌딩 숲이 한 눈에 보이는 미국 뉴저지 주(州) 호보컨 기차역이 29일(현지시간) 아침 한 순간에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곳곳에선 비명이 들렸고, 승객들은 피범벅이 됐다. 호보컨 역으로 들어오던 통근열차가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승강장으로 돌진하면서 기차역 구조물을 들이받고 튕겨지면서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최소 1명이 사망하고 108명이 다쳤으며, 기차역도 심하게 파손됐다. 하지만 부상자 중에는 여러 명이 중태인 것으로 알려져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뉴저지 주지사인 크리스 크리스티는 현장 기자회견에서 “1명이 사망하고 108명이 다쳤다”면서 “기관사도 중태여서 병원에서 치료받으며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망자와 관련해 그는 “플랫폼에 서 있던 여성이 파편에 맞아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는 오전 7시 23분 뉴저지 주의 스프링 밸리를 출발한 열차가 호보컨 역으로 들어오다가 정차 위치에 멈추지 못하고 대합실과 플랫폼을 구분하는 콘크리트 범퍼와 부딪히면서 발생했다. 열차의 맨 앞칸은 공중으로 치솟았다가 대합실에 부딪힌 뒤 멈췄다.

이 사고로 역사의 기둥과 천장이 파손되면서 일순 콘크리트 더미들이 내려앉았다. 피범벅이 된 승객들이 열차의 유리창을 깨고, 잔해를 헤치면서 기어 나왔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벽을 직접 들이받은 열차의 첫 칸은 마치 종이가 구겨지듯 찌그러졌다.

부상자 구조를 위해 이 첫 칸으로 기어들어간 ‘뉴저지 트랜짓’ 직원 마이클 라슨은 “첫 칸은 완전히 부서졌다. 천장 전체가 내려앉았고 좌석들도 파손됐다”고 말했다.

3∼4번째 칸에 타고 있었던 로스 바우어는 AP통신에 “열차가 급정거하더니 엄청난 굉음을 냈다”며 “승객들이 좌석에서 튕겨 나갔고 열차 내 전등이 꺼졌다. 뭔가 무너지는 것 같은 폭발음을 들었다”고 말했다. 폭발음은 역사의 지붕이 무너지는 소리, 또는 열차가 범퍼를 들이받으며 낸 소리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차역에 있었다는 한 여성은 “콘크리트 아래 깔린 여성을 봤다”며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거나 울고 있었다”고 말했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사고 원인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열차가 속도를 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사고 현장에 직원들을 파견해 기관사의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아직 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가운데 열차에 속도저감장치가 장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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