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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 카페] 부채 세대, 청년 빚쟁이 사회를 고발하다
10년전 지방에서 중ㆍ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입학을 위해 그는 아버지가 등록금 겸 ‘독립자금’으로 준 1000만원을 들고 서울살이를 시작한다. 하지만 혼자 힘으로 비싼 서울살이와 4년간의 대학등록금을 감당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휴학과 알바, 복학을 반복하며 10년만에 석사과정을 마쳤지만 2200만원이란 빚이 남았다.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사이행성)의 저자 천주희씨 얘기다. 학자금 채무 당사자이자 부채 연구자인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빚쟁이가 돼 버린 수많은 청년들의 삶을 밀착 인터뷰해 써낸 책은 청년빈곤과 채무에 관한 보고서로 읽힌다.



저자는 현재의 한국사회를 ‘학생-채무자’를 양산하는 ‘신학력주의 사회’로 진단하고, 대한민국 역사상 첫 ‘부채 세대’가 출현했다고 분석한다. 부채세대란 학자금 대출, 신용카드, 불안정한 직업, 상환 등 삶 전체를 부채로 영위할 수밖에 없는 세대를 말한다.

저자는 우선 부채세대를 고성장시대 살았던 경험과 경제관으로 청년들을 바라봐선 안된다고 말한다. 빚에 갇힌 삶이 개인의 잘못이 아니란 얘기다.

문제는 바로 저성장의 트랙에서 학생들에게 대학을 강요하고 빚지기를 강권하는 채권-채무의 새로운 권력 지형과 사회경제적 구조에 있다는 것이다. 특히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도록 독려하는 사회가 마땅히 지불해야 할 사회적 비용을 개인이나 가족에게 부채를 지우는 방식으로 전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는 졸업 유예, 꿈 유예, 연애와 결혼을 유예하는 어른아이로 살아가는 청년들의 심리적 관계망을 파헤치며 대학등록금의 문제로만 국한된 대학교육의 문제를 새로운 프레임으로 들여다보게 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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