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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금의 야식은 어떤 음식일까…‘궁중야별참’ 백성도 맛본다
[헤럴드경제=함영훈기자] “게 아무도 없느냐. 야심한 가을, 과인이 궁금하구나”

임금이 야식을 구하는 장면은 요즘들어 가끔 사극에 등장한다. 왕의 밤참은 ‘궁중 야별참’이다.

임금의 야식은 비정규 식사가 아니다. 엄연한 정규식단이다. 조선시대 임금은 1일5식했다. 이른 아침의 초조반상(初早飯床), 조반(아침상), 낮것상(점심상), 석반(석수라), 야참(밤중) 등이다.

백성들은 아침과 저녁만 먹고 점심때엔 뱃속에 점 하나 찍듯 가벼운 간식으로 때운다. 그래서 점심(點心)이라 부른다.

이에 비해 왕과 왕비는 세끼도 모자라 새벽과 밤에 또 먹는다. 왕가의 수명이 짧았던 것은 스트레스와 운동부족 이외에 과식도 한 몫 했으리라 짐작된다.

죽, 병과, 차 등으로 구성된 야식은 ‘야다소반과(夜茶小盤果)’로 불렸다. 3단 유기합에 담았으니, 야참 치곤 엄청 많은 양이다.

삼합죽을 중심으로 전복초, 오이숙장과, 장똑똑이 등의 반찬과 함께 삼색 경단, 모약과(개성약과), 곶감오림 등의 후식, ‘향련다(香連茶)’라는 차로 구성됐다.

향련다는 조선 제22대 임금인 정조가 세손 시절 병상에 있을 때 내의원에서 올린 차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과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서도식)은 임금의 야참을 국민에게 공개한다. 내달1일부터 새롭게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생과방 행사에서는 조선왕조실록에도 기록된 영조의 건강을 지탱해준 건공탕(建功湯) 뿐 아니라 조선 17대 왕인 현종이 복용한 황기인삼차, 13대 왕 선조가 복용한 사미차 등 조선 시대 임금이 즐겨 마시던 궁중 약차를 체험할 수 있으며, 오색 다식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영조가 83세까지 장수한 비결이 건공탕(建功湯) 덕분이라고 얘기한 대목이 실록에 기록돼 있다.

21세기 백성들은 음식을 즐기는 동안 국악공연을 볼 수 있고, 체험 전후에는 경복궁 야간관람도 할 수 있어 맛과 멋의 풍류가 같이 어우러진 흥겨운 가을밤을 누릴 수 있다.

궁중 야별참은 내달 1일을 시작으로 28일까지 경복궁 휴궁일(매주 화요일)인 4, 11, 18, 25일을 제외하고 경복궁 외소주방에서 하루 두 차례(19:10~19:50, 20:10~20:50), 회당 60명으로 운영된다. 사전 예매는 옥션(http://ticket.auction.co.kr)을 통해 오는 27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되며, 한 사람 당 4매까지 얻을수 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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