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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준영 성추문①] 시끌벅적했던 사흘, 5분 만에 끝난 기자회견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잠잠했던 연예계에 또 다시 성추문이 떠올랐다. 이번엔 가수 정준영이 전 여자친구와의 ‘성관계 동영상’으로 경찰에 피소, 검찰에 송치됐다. 정준영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반쪽 짜리 회견에 불과했다. 단 5분여 간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것 외에 별도의 질의 응답은 없었다.

출연 중인 예능 프로그램이 정상 방송되고 정준영의 해명에도 동영상을 둔 갑논을박은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의 ‘정준영 사건 일지’를 정리해 봤다.
[사진=OSEN 제공]

▶23일, 정준영 ‘성폭행 피소’ 보도= 지난 23일 한 매체는 정준영이 성폭행 혐의로 여성 A씨에게 피소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올해 초 정준영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해 현재 사건이 서울 동부지검으로 송치됐다.

소속사측은 이날 자정 전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24일 오전, 소속사 측 공식입장 발표... “단순 해프닝”= 소속사 측은 24일 0시 20분께 보도 자료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단순 해프닝”이라며 “무혐의로 일단락”됐다는 해명이다.

소속사 C9엔터테인먼트 측은 “정준영이 일반인 여성과 사소한 오해가 생겨 당시 우발적으로 해당 여성이 고소를 했던 사실은 있으나 고소 직후 바로 고소를 취하하고 수사 기관에 사실 관계를 바로잡는 등 지극히 사적인 해프닝으로 이미 마무리 된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비친고죄 특성상 절차에 의해 혐의 여부와 무관하게 검찰에 송치된 것뿐이며 현재 검찰에서도 정준영에 대한 추가 조사에 필요성이 없다고 보고 있어 무혐의로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매체에서 사실 관계에 대한 정확한 확인 없이 성폭행이란 표현을 하는 등 자극적인 단어로 보도한 것에 대해 심히 유감임을 전하는 바“라고 전했다.

24일 오후, ‘신체 일부 촬영’ 논란 점화= 소속사의 공식 입장 발표 후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 보였으나 끝이 아니었다. 이날 오후 정준영이 여자 친구의 신체 일부를 촬영한 혐의로 겸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논란은 재 점화 됐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여성 A씨는 정준영의 전 여자친구로, 정준영이 성관계 중 휴대전화로 자신의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했다며 지난달 6일 경찰에 고소했다. 며칠 뒤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소를 취하했지만 경찰은 정준영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을 위반했다고 보고 사건을 지난달 24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조사에서 정준영은 촬영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동의 받은 것으로 착각했다고 진술, 촬영분도 삭제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 ”동의하에 이뤄진 촬영“= 소속사 측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하지만 질의 응답은 없었다. 소속사 측은 추후 검찰 조사가 추가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일방적으로 입장만 밝힌 5분만에 끝난 반쪽짜리 기자회견이었다.

이날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정준영의 입장표명에 앞서 소속사 C9 엔터테인먼트 김대순 대표는 “더는 이 사건으로 인해 혼선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고려해 정준영군과 사건 여성분의 고심 끝에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후 나타난 정준영은 취재진 앞에서 90도 인사를 한 후 자리에 앉아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정준영은 “저를 고소했던 여성은 전 여자친구로, 현재는 연인이 아니지만 좋은 친구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번 논란을 불러온 영상은 사실 올해 초 전 여자친구와 교제하던 시기에 상호의지 아래 촬영했던 장난스러운 영상”으로 “몰카는 절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합의 하에 찍은 동영상이나, 그 후 저의 바쁜 스케줄로 관계가 소원해졌고, 여성분이 촬영 사실을 근거로 신고를 한 것”이라며 “이와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았고, 촬영 사실을 인정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오전 해당 여성은 검찰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정준영은 죄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달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정준영은 “오늘 오전에도 해당 여성이 경찰에 탄원서를 다시 제출해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준영이 사건이 일단락 될거라 생각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여자친구도 경찰 조사에서 고소를 취하하면서 당시 촬영이 강제적으로 이뤄진게 아니라고 밝히며 수차례 탄원서를 냈기에 조용히 마무리될 거라 생각했다”며 “나만 떳떳하면 될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정준영은 해당 여성이 받는 고통도 강조했다. “쌍방적인 해결을 앞두고 있던 개인적인 일이 ‘몰카(몰래카메라)’라는 단어로 세간에 화제가 되면서 여성분이 고통을 받고 있다”며 “해당 여성은 대중의 관심을 처음 받아 커다란 두려움을 호소, 상황이 확대된 것에 대해 깊은 후회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준영은 현재 출연하고 있는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지금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과 동료들에게도 폐를 끼치게 돼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프로그램 촬영과 관련된 일체 결정은 해당 관계자분들의 결정에 전적으로 맡기겠다”고 말했다. 정준영은 KBS2 ‘1박 2일’과 tvN ‘집밥 백선생 2’ 등 예능에 출연 중이다.
[사진=KBS2 ’1박2일‘ 방송화면 캡처]

끝으로 정준영은 “그 당시 장난삼아 했던 행동이 이렇게 알려지고, 물의를 일으키게 될 줄 몰랐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해당 여성에게 고통을 준 미숙한 행동에 대해 미안하고, 대중 앞에 좋은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하는데 못한 데 대해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리겠다”며 “경솔한 행동으로 제 팬들, 가족들, 관계자분들, 저를 생각하셨던 모든 분들에게 피해와 실망감을 안겨 드려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정준영은 모든 기자회견문을 읽고 나서 다시 한번 90도 인사를 한 뒤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25일 오후 6시 25분, KBS2 ‘1박 2일’ 정상방송... 남은 논란= 이날 기자회견 후 약 한시간 후인 6시 25분, KBS2 ‘1박 2일’은 정준영 분량을 편집하지 않은채 정상 방송됐다. 하지만 논란을 의식한 듯 정준영은 대부분 풀샷으로 처리됐고, 활약도 두드러지지 않았다. 정준영 논란에도 이날 방송은 지난주 시청률을 그대로 유지했지만 시청자 게시판에는 ”정준영때문에 보는 내내 불편했다“거나 ”1박 2일에서 보여준 모습들이 다 거짓처럼 느껴졌다“는 등 비판글이 쇄도했다.

더불어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여자친구와의 동의하에 찍었다고 해도, 성관계 동영상을 찍은데 관해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는 등 해명 이후에도 성추문의 멍에는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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