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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러리 - 트럼프 26일 1차 TV토론] 인파이터 힐러리 vs 변칙복서 트럼프…90분 1라운드 오른다
힐러리 정치경력·안정성 강점

트럼프 네거티브 입심이 무기

유권자 70% 이상 TV시청 전망

부동층 30% 표심잡기 ‘맞대결’


미국 대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후보 간 1차 TV 토론일(현지시간 26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그간 각자 다른 곳에서 상대를 향해 일방적인 공격을 퍼부었던 힐러리 클린턴(민주당 후보)과 도널드 트럼프(공화당 후보)가 처음으로 얼굴을 맞대고 대질을 한다는 점에서 주목도는 역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1차 토론은 뉴욕 헴프스테드의 호프스테라 대학에서 90분 동안 진행된다. 미국의 방향, 경제, 안보 등 세 가지 주제에 대해 각각 두 가지 질문이 준비돼 있으며, 두 후보는 각 질문에 대해 15분 동안 토론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두 후보의 장단점은 명확히 상반된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토론이 “공부벌레(힐러리)와 레슬마니아(트럼프)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트럼프 캠프의 선대본부장인 켈리엔 콘웨이는 “준비된 원고를 읽는 통계학자(힐러리)와 예측할 수 없는 미지의 인물(트럼프)의 대결”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실제 힐러리는 영부인, 상원의원, 국무장관 등 주류 정치권 내부에서의 경력을 통해 쌓은 업무 관록과 지식으로 안정적인 국정 수행 능력을 갖췄음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그는 조지타운대학에서 토론팀을 가동해 오랜 기간 토론을 준비해왔다. 참모들이 챙겨준 두꺼운 정책 자료집과 각계 전문가들의 조언도 꼼꼼히 살폈으며, 트럼프의 공격을 대비해 수차례 반복해서 리허설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70일 넘게 기자회견을 갖지 않아 비판을 받았던 그가 종잡을 수 없는 트럼프의 토론 방식에 대해 얼마만큼의 임기응변력을 보여줄 지는 미지수다. 힐러리 캠프의 제니퍼 팔미에리 대변인은 “트럼프는 예측할 수 없고 공격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라며 “그가 무엇을 하건 상관없이 유권자들에게 힐러리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리얼리티쇼 진행자를 지냈을 만큼 대중의 흥미와 정서를 건드리는 능력이 뛰어나고 상대에 대해 막말까지 동원한 가차없는 비판이 무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이제까지 유세장에서 보였던 방식을 통해 유추해 보면, 힐러리의 ‘건강 이상설’, ‘이메일 스캔들’, ‘월가 고액 강연’, ‘클린턴재단 비리’ 등 네거티브 공세에 집중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그는 최근까지도 토론을 위한 공식 조직 없이 가까운 지인, 참모들과 토론에 대비해왔는데, 이번주에는 뉴트 깅리치 전 미 하원의장,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등을 만나 토론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트럼프가 정치 경험과 여러 분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트럼프는 그간 사실과 틀린 주장을 수차례 쏟아내 언론의 비판을 받았다. 버락 오바마 정부의 성과를 비판하기 위해 이민자 수, 살인 사건 증가폭, 국가 부채 비율 등을 부풀려 말했다가 언론의 검증으로 거짓말이라는 것이 밝혀졌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반도를 합병했다는 기본적인 사실조차 모르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유세장에서 한두마디 발언으로 주목을 끄는 것은 가능할 지 몰라도 90분 동안 이어지는 토론을 수행하다 보면 밑천이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가뜩이나 대통령의로서의 자질을 의심받아왔던 트럼프에게는 큰 타격이 된다.

또 힐러리에 대한 지나친 네거티브 전략이 자칫 스스로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2일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를 이길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중들의 트럼프에 대한 기대에 그러한 점들이 미리 반영돼 있기 때문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처음부터 기대수준이 낮기 때문에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약점을 적절히 숨기고, 진중한 토론회장의 격식에 맞는 이성적인 모습을 살짝만 내비쳐도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공개된 NBC뉴스/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에 따르면 힐러리의 전국단위 지지율 43%로 트럼프에 6%포인트 차로 앞서 있다. 그러나 부동층이 30%에 달하고, 유권자 70% 이상이 토론을 지켜볼 것이라고 하는 만큼 미 대선은 이번 토론을 기점으로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할 전망이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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